예결위 검토보고서 보니 / 국방 967억 공사 2021년으로 미뤄 / SOC분야도 5500억 집행 연기 / 1200억원 감액한 공공부문도 / 실질적 절감없이 일정만 늦춰 / 갚아야 하는 기금 포함 재정부담 / 2021년이후 2조8000억원 달할 듯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8일 ‘2020년도 제2회 추경안 검토보고서’에서 2차 추경안 지출 구조조정으로 감액된 사업비 2조4052억원 중 88.5%(2조1295억원)는 공사 일정, 지급 시기 조정 등을 통해 집행 시기를 내년 이후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긴급재난지원금 추가경정예산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뉴스1 |
국방 분야에서 감액된 사업의 경우 총 사업비는 변동이 없다. 967억원 규모 신규 사업 공사를 내년으로 미뤘을 뿐이다. 정비·방위력 개선 사업에서 대외군사판매 계정에 납입할 예정이던 올해 지급예정액(7840억원)의 납입도 내년으로 연기했다. 보고서는 “오히려 이 사업들은 향후 환율이 상승할 경우 더 큰 재정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철도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투자금액을 감액 조정(-5500억원)해 집행 일정을 내년 이후로 잡았다. 농·어업 분야 연근해 어선 감척 사업은 집행 시기를 올 연말에서 내년 초로 1∼2개월 연기했다.
공공부문에서는 고통 분담 차원에서 청사 신축사업(6개 부처 16개 시설) 1200억원을 감액했다. 청사 크기 축소 등 실질적 절감은 없었다. 신축 일정만 지연시켰다. 청사 신축에 들어가는 시기가 늦어지는 만큼 임차료도 추가로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정부는 사업비 감액과 함께 2차 추경을 위해 주택도시기금(4748억원)과 농지관리기금(2000억원)에서 6748억원을 빌려 쓴다. 이는 일정 시간 이후 다시 상환해야 해 미래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향후 기금 상환액과 미뤄진 사업비 등을 합하면 정부가 2021년 이후로 미룬 지출 규모는 총 2조8000억원에 달한다. 보고서는 “세입 여건이 개선되지 못하고 추가적인 지출 구조조정도 없다면 결국 국채를 발행해야 하므로 관리재정수지 적자와 국가채무 규모가 정부 전망보다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경우 국가재정 운용계획상 내년 이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기존 계획보다 0.1~0.2%포인트 올라간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기존 계획보다 0.3~0.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보고서는 일부 사업은 감액할 경우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교육부의 국립대학 시설 확충, 환경부의 산업단지 완충저류시설 설치, 해양수산부의 양식어업재해보험이 이에 해당한다.
아울러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재원에 대해서는 국고채 금리 하락, 유가 하락 등을 활용해 여유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의 20%를 지자체가 이미 활용 중인 지역상품권 및 선불카드로 지급하고 나머지 80%는 신용·체크카드로 지급하기로 한 데 대해 “가맹점이 많지 않은 곳은 지역주민이 상품권을 이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급 수단이 적정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상품권 사용 후 차액을 현금으로 환불(액면가의 60% 사용 시부터)하는 정도가 과도해 실제 소비지출 규모가 상품권 발행액의 60%에도 미치지 못하리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소비자가 100만원어치 상품권을 10% 할인가에 사고 잔액 40만원을 돌려받으면 실제 지출은 5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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