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교시를 발표한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2015년 5월 촬영된 사진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부처님오신날을 이틀 앞두고 불교ㆍ천주교의 지도자가 한목소리로 “화합”을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려면 서로 미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종정(宗正ㆍ가장 높은 어른)인 진제 스님은 28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대독한 교시(敎示)를 통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목과 대립을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 대통합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법계(法界)가 서로 연기(緣起)돼 있기에 우리는 홀로 존재할 수 없다. 서로를 용서와 화합으로 이 국난을 슬기롭게 극복하자”고 제언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자긍심과 사명감을 환기하기도 했다. “우리 불교는 전통적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국민과 나라를 위해 헌신적으로 신명을 다 바쳐 국민과 아픔을 함께해 국난을 극복하고 국권을 수호해 왔다”며 “우리나라 방방곡곡 모든 사찰에서 코로나 질병 소멸과 유명을 달리한 우리 국민, 세계 각국 국민을 위해 왕생극락(往生極樂)을 천도(遷度)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인간의 생명과 안전은 최상의 절대적 가치”라며 “우리 사부대중(四部大衆ㆍ스님과 재가불자)은 신명을 다 바쳐 불조(佛祖)의 소명과 시대적 책무를 다 해야겠다”고 당부했다.
28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에 부처님오신날 축하 메시지를 보낸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같은 날 조계종 총무원에 전달한 ‘2020년 부처님오신날 축하 메시지’에서 “중생에 대한 자비와 인류의 행복을 바라는 종교의 가치는 불교나 천주교 모두 하나라 생각한다”며 “전염병으로 초래되는 불신과 원망, 분노 대신 자비와 평화, 사랑이 세상 곳곳에 퍼지도록 종교계가 함께 힘을 모으고 모범을 보이자”고 제안했다.
더불어 염 추기경은 “(불자들은 물론) 존경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진제 종정예하와 총무원장 원행 스님, 원로 고승대덕 스님들께도 봉축 인사를 드린다”며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 한국 불교가 이번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를 이동하는 대승적 선택을 하신 데 큰 박수를 보내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고 하기도 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28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기념관에서 조계종 종정 교시를 대독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조계종은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자 30일 당일 열려던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을 다음 달 30일로 한 달 연기했다. 대신 30일부터 한 달간 전국 사찰에서 ‘부처님오신날 봉축 및 코로나 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를 진행하기로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