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광주지법 도착…2시 재판 진행중
경찰벽 속 광주지법 들어가…충돌은 없어
낮 12시20분 광주지법 도착…2시 재판 시작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2시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20분 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 광주지법 후문을 통과해 법정동으로 들어섰다.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이 항의집회 중인 정문 대신 경찰이 통제하고 있는 후문을 통해 법원으로 입장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7일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 청사에 들어서며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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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서 "전두환은 사죄하라" 촉구
광주지법 후문에서는 5·18 유족회와 5월 어머니회 소속 어머니들이 전 전 대통령을 향해 "사죄하라"고 외쳤다. 5월 어머니회 소속 어머니 등은 경찰과 경호원에 둘러싸여 법원에 입장하는 전 전 대통령에 대해 "살인자에게 인권이 웬 말이냐" "전두환을 사형시켜라" 등을 외쳤다.
전 전 대통령은 경호원의 부축을 받아 법정동으로 들어섰다. 그는 5·18에 대한 책임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은 광주지법 내부 건물에서 도시락으로 식사한 뒤 오후 2시 재판 일정에 맞춰 광주지법 201호 법정으로 이동했다.
5?18 피해자 유가족들이 27일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법정 출석을 앞두고 장난감 망치로 흉상을 내려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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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때 물리적 충돌 피한 5월 단체
5월 단체들은 27일 오전 광주지법 정문에서만 항의집회를 이어나갔다. 전 전 대통령이 광주지법 후문을 통해 입장하는 상황을 알고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은 피하겠다는 비폭력 방침을 세웠다.
이 때문에 5·18 유족회 소속 어머니 10여 명만이 광주지법 후문에서 소복과 검은 마스크를 쓰고 전 전 대통령을 기다렸다. 그가 탄 차량이 후문으로 입장한 뒤 5월 단체 회원들이 후문으로 이동해 사죄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항의 집회를 했다.
전두환씨(89)의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공판기일이 열린 27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전씨가 출석한 출입구 앞에서 오월어머니회 회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제창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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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상황 일어날라 경찰 긴장
5월 단체들은 오후 2시 재판이 시작된 뒤에는 소속 회원과 피해자들의 자유발언으로 구성된 항의집회를 이어나갔다. 이날 광주지법 정문에는 전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는 동상도 세워졌다. 동상은 1980년 5월 계엄군을 앞세워 광주시민들을 학살한 당시를 묘사하듯 군복을 입은 채 오랏줄에 묶인 모습이다.
광주지방경찰청은 이날 광주지법 인근에 약 500명의 경찰 인력을 투입했다. 이날 오전 5월 단체의 집회 도중 확성기를 실은 차 한 대가 광주지법 정문에 접근해 전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5·18을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가 쫓겨났다.
정문에 모인 5월 단체 대부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광주지법 인근에 투입된 경찰들은 집회 참석자 대부분이 마스크를 쓴 탓에 얼굴을 식별하기 어려워 더욱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전두환씨의 사자명예훼손 형사재판일인 27일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으로 전두환이 탄 차량이 진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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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단체들, 광주법원서 집회 중
전 전 대통령이 법원에 입장할 당시에는 큰 충돌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재판이 끝나고 퇴장할 때 물리적 충돌이 예상된다. 5월 단체들도 전 전 대통령의 퇴장에 맞춰 광주지법 정문과 후문에서 집회를 이어나가고 있다.
광주지법 인근에 모인 5월 단체 회원들은 전 전 대통령을 향해 5·18 피해자에 대한 사죄를 촉구했다. 전 전 대통령이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한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도 진심 어린 사죄를 촉구하는 말을 남겼다.
조영대 신부는 "거짓은 언젠가 드러난다. 광주와 5·18 피해자 앞에 진심으로 뉘우치고 용서를 빌길 바란다"며 "새 재판장이 수많은 증거와 증언을 기초로 공정하게 판결을 내리길 바란다"고 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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