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자동차·석유제품 거래 위축
요동치는 유가, 자원개발도 직격탄
2~3분기 실적 둔화 불가피 전망
코로나 여파 영업활동도 큰 차질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A-3 광구 개발 현장.[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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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무역 최일선에 서있는 종합상사들의 충격이 커지고 있다.
당장 무역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2분기부터 상사업계의 동반 매출 하락현상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과거 외환위기 당시 상사업계에 닥친 유동성 위기가 재현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종합상사업계에 따르면 주력 제품인 철강과 자동차, 석유제품 등의 거래 자체가 줄어든 데다 국제유가까지 요동치면서 자원개발 사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미 1분기 실적에서 그 여파가 드러났다. 상사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는데 특히 영업이익이 28% 줄어들어 230억원에 그쳤다. 전기동 등 주요 원자재 물량의 감소와 상품가격 하락 등이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상사업계가 우려하는 최악의 상황은 해외 바이어의 대금 결제 지연이다. 대금 지불이 이뤄지지 않으면 상사업체로선 제조사에 줘야 하는 대금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책은 주요 기간산업을 중심으로만 논의되고 있어 상사업계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사업계 한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이지만 바이어의 대금결제가 늦어질 경우 정부가 일종의 보증 성격인 무역금융 한도를 늘려주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상사 업계는 1분기보다 오는 2~3분기 실적 둔화가 더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의 변동성과 수출입 물량 감소의 여파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특성상 2분기 이후부터가 ‘진짜’라는 설명이다.
특히 자원개발 사업의 경우 지금처럼 원자재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경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을 비롯한 자원개발로 전체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벌어들일 만큼 자원사업에 의지하고 있다.
가스전 판매단가에서 국제유가 비중이 50%를 차지해 최근의 유가 급락은 곧 판매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직전 4개 분기의 국제유가 평균 가격이 가스전 판매단가에 반영되는데 지금처럼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 사업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상사의 경우 최근 2~3년간 사업성이 떨어지는 자원개발 사업 일부를 정리하고, 지난 달 중국 베이징 트윈타워 지분 매각을 결정하면서 일단 7000억원 상당의 현금유동성을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2분기 이후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한 자원개발 사업의 경우 석탄가격의 회복이 관건으로 꼽힌다.
현대종합상사 역시 포스코(POSCO)와 현대제철의 철강제품, 현대오일뱅크의 석유제품, 현대차의 완성차 등 국제유가 변동에 민감한 제품들을 주요 트레이딩 사업으로 하고 있다. 최근의 대외환경 악화로 거래물량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당장 영업활동 역시 차질을 빚고 있는 점이 상사업계 전반의 애로사항으로 꼽힌다.
상사업계 관계자는 “상사업무의 특성상 코로나19로 대면영업의 강점이 큰 만큼 현재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대신 현지 주재원과 컨퍼런스콜 등의 방식으로 대처하며 사업을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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