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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리율은
=실시간 지표 가치(IIV)와 실제 시장 가격 간 차이를 뜻한다. 어떤 금융상품의 실제 가치는 떨어졌는데 사겠다는 사람이 많으면 시장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그 차이가 괴리율이다. 반대로 실제 가치는 올랐는데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가격이 내려가도 괴리율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어떤 상품의 지표가치가 1만원인데 실제 시장 가격이 1만5000원이면 괴리율은 50%다. 괴리율이 높을수록 실제 가치보다 시장에서 팔리는 가격이 뻥튀기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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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오르겠지
=괴리율에는 ‘언젠가는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겠지’라는 투자자의 기대가 반영돼 있다. 어떤 상품이 일시적 악재로 가격이 1만원까지 떨어졌는데, 3달 후엔 3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면? 지금 싼 가격에 사서 3달 후 비싼 가격에 되팔고 싶은 욕구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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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원유?
=원유는 주로 상장지수증권(ETN),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형태로 거래된다. 주식·채권·원자재 등 기초지수에 연동해 수익을 내는 파생상품이다. 보통은 유가가 오르면 같이 오르고, 유가가 내리면 내리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국제 유가가 초유의 마이너스 구간에 들어서자 투자자가 이들 상품에 더 몰리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산유국이 곧 감산 합의를 해서 가격이 정상화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는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수익률의 배수를 가져가는 ‘레버리지’ 상품에 몰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 신한, NH, 미래에셋 등 4개 회사의 레버리지 ETN 상품 개인 순매수 금액은 1월 278억원에서 유가 폭락이 이어진 3월 3800억원으로 폭등했다.
=그러나 유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20일(현지시각)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1일엔 6월 인도분마저 전일 대비 43%나 급락했다. 투자자가 쏠려 높게 형성된 시장가격에 비해 지표 가치는 폭락한 것이다.
=괴리율이 수 거래일 연속 급등하면 한국거래소는 일시적으로 거래 정지를 선언할 수 있다. 거래가 정지된 삼성레버리지WTI원유선물ETN의 경우 22일 장중 한때 괴리율이 2400%까지 치솟았다.
20일 거래가 정지됐다가 21일 다시 거래재개된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괴리율이 22일 장중 한 때 900%대까지 치솟았다. NH투자증권 MT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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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와 증권사의 전쟁
=증권사는 괴리율이 높아지면 이를 줄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물량 매수‧매도를 해서 가격을 조정한다. 이들을 ‘유동성공급자(LP)'라고 부른다. 지표가치보다 시장가격이 지나치게 높으면 갖고 있던 물량을 매도해 가격을 낮추고, 지나치게 낮으면 물량을 매수해 가격을 높인다.
=평소엔 그렇지만 LP도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다. 아예 매도 주문조차 낼 수 없는 상황이어서다. 한국거래소는 LP가 매수‧매도를 할 때 상한가와 하한가 안에서만 주문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런데 지금은 지표가치가 시장가격의 하한가에 한참 못 미친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현재 신한ETN의 IIV가 62원인데 시장가격이 660원이다. 365원이 하한가여서 60원대에 매도를 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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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변동장 조심해야
=괴리율은 시장가격에 낀 거품이다. 괴리율이 높은 상품을 사면 실제 지표가치가 올라도 시장가격에 반영되기 전까진 투자자가 이득을 볼 수 없다. 반면 추후 시장가격의 거품이 빠지면 가격이 급락해 투자자 피해가 속출한다. 특히 최근 레버리지 상품은 피해가 더 클 수 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요 개선 기대가 약한 상황이라 당분간 저유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향후 원유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특히 레버리지를 이용한 원유 선물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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