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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北 이틀째 침묵… 트럼프 "김정은 무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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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건강이상설 확산되는데…]

北 관영매체 일절 보도 안해… 청와대는 "북한 특이 동향 없어"

휴민트·핫라인 작동 안되는듯, 美는 정찰기까지 띄워 감청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북한은 22일에도 침묵을 이어 갔다. 청와대는 전날에 이어 "북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했고, 백악관은 "우린 모른다"고 했다. 북한은 그간 '최고 존엄'의 신변이상설이 제기되면 수일 내 현지 지도 보도를 통해 수령의 건재를 과시하곤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길어지는 북의 침묵이 수상하다"고 했다.

◇침묵하는 北… 트럼프 "김정은 잘 있길"

북한 관영매체는 이날 김정은의 동향 보도를 내놓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1면 논설에서 "우리가 아직은 남보다 뒤떨어진 것도 있고 어려움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경제난을 토로했다. 또 다른 기사에서는 "원수님(김정은)의 영도 따라 나아가는 길에 우리의 존엄과 행복, 후손만대의 번영이 있다"고 했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온갖 흉흉한 설들이 난무하는데 이틀 이상 침묵하는 건 불길한 징조"라며 "이런 가운데 '어려움'을 고백한 게 의미심장하다"고 했다.

조선일보

김정은 신변 이상설 논의하는 외통위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과 외교부·통일부 관계자들이 22일 국회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변 이상설 등에 대해 논의했다. 윤상현 외통위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통일부는 북한 내부 특이 동향을 발견하지 못했고 향후 동향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태양절(김일성 생일) 참배나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한 것이 특이 동향이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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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백악관 브리핑에서 "그런 보도(김정은 위독설)들이 나왔지만 우리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며 "김정은에게 행운을 빈다고 꼭 말하고 싶다"고도 했다. 외교가에선 "(트럼프가) 김정은 신변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암시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폭스뉴스는 국방 정보 당국자를 인용, 미 정부가 김정은 유고 상황에 대비해 광범위한 계획을 갖고 있고, 이 계획이 김정은 사망 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감안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이날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 부부장이 긴급 시 최고지도자 권한을 대행할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도 "북한에 특이 동향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김정은이 현재 강원도 원산에 머물고 있으며 정상 활동 중이라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남주홍 경기대 석좌교수는 "중국은 김정은이 '위중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무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며 "우리 정부보다 변고(變故)의 가능성을 크게 보는 것"이라고 했다.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이날 "북한에서 반응이 없는 게 특이 동향"이라며 정부의 소극적 대응을 지적했다.

◇휴민트·핫라인 마비… 정찰기 띄운 美

한·미 정보 당국은 첩보 위성과 통신 감청, 휴민트(인적 정보)를 통해 김정은의 동선·상태를 파악해 왔다. 청와대에서 나온 '김정은의 강원도 체류설'도 이 정보들을 종합 분석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김정은의 구체적 건강 상태까지는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현재 정부발로 흘러나오는 김정은 관련 소식은 주로 미국이 제공한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며 "정확도를 높이려면 우리 국정원·정보사 등의 휴민트로 보강해야 하는데, 현재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정찰 위성으로 김정은의 전용 차량과 열차, 전용기 등을 지속 감시한다. 여기에 RC 계열의 정찰기를 띄워 통신 감청을 한다. 이날도 특수정찰기 RC-135W(리벳 조인트)가 한반도 상공에 투입됐다.

안보 부서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때 끊어진 국정원·통전부 간 핫라인이 현 정부 출범 후 복구됐으나 작년 '하노이 노딜' 이후 사실상 불통 상태"라며 "이번에도 북쪽에 계속 연락을 시도했지만 소득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결국 미국이 제공하는 위성사진과 감청 정보에 의지해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김정은의 동향을 추정하는 수준"이라며 "우리 정부 누구도 김정은의 자세한 건강 상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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