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총선이 지난 뒤에 긴급재난지원금 문제가 이렇게 지지부진할지는 몰랐습니다. 왜냐하면 여야가 총선 때는 다들 다 주겠다고 했기 때문이죠. 민주당은 일단 통합당 당론이 다 주지 말자는 것이냐, 명확히 밝히고, 그러면 민주당도 그에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통합당은 그러나 정부와 여당이 먼저 합의를 하라는 목소리만 높이고 있습니다. 정부를 제대로 설득하지 못하는 여당도, 당정 갈등만 노리는 것처럼 보이는 야당도, 일단은 선거 전에 국민들에게 했던 약속은 잊은 듯 보입니다. 최종혁 반장 발제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상황이 긴급해서 편성한 예산이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으려면 첩첩산중입니다. 정부는 국민 70%에게 주는 걸 기준으로 예산을 짜 국회에 넘겼죠. 하지만 아직 심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 통합당을 향해 최후통첩을 보냅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미래통합당은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당론이 무엇인지 최종적인 입장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전 국민 지급 당론은 여전히 유효한지 아니면 김재원 의원 주장으로 당론이 바뀐 것인지, 당론을 바꿨으면 바꿨다고 똑 부러지게 선언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니까 총선 때는 당시 황교안 대표를 포함해 통합당이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해놓고선 선거가 끝나자 안 된다고 하면 대체 우리 보고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는 겁니다. 그렇다면 통합당의 입장도 들어봐야겠죠.
[심재철/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 '적자국채 발행은 안 된다'고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지급 액수랄지, 지급 범위랄지 이런 것들은 당정이 합의해 와라. 그러면 우리는 그대로 받아주겠다' 이런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정부하고 국정을 책임진 여당이 엇박자를 내는 현재의 상황이 먼저 해소돼야 합니다.]
그러니까 정부가 국회로 보낸 추경안을 마치 폭탄 돌리기 하듯 민주당은 통합당에게 너네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고, 통합당은 이를 정부와 여당이 입장을 하나로 정리해 가져오라고 다시 떠넘기고 있는 겁니다. 정작 국민들은 폭탄 아니, 속이 터질 지경인데 말입니다.
만일 지역구 예산이었다면 어땠을까요. 매년 국회가 보여준 모습에 빗대 보면요. 돈을 가진 사람이 이렇게 예산안을 편성해 보냅니다. 그러면 심사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들은 우리는 좀 더 가져오자, 근데 저긴 깎으면 욕먹을 수 있으니 두고, 힘없는 저쪽에서 좀 가져오면 되겠네라는 식으로 후다닥후다닥 해치웠을 겁니다. 물론 예라는 점, 이해해주시고요.
예산안을 국회에 넘기고 언제 통과될지를 기다리는 대통령의 심경은 어떠할까요. 오늘(22일) 다섯 번째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긴급재난지원금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속도라는 걸 재차 강조했습니다.
[제5차 비상경제회의 : 지금까지 발표한 비상경제 대책들을 신속하게 실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국회에서도 할 일이 태산 같은 비상한 시기임을 감안하여 대승적인 합의로 신속한 결정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사실상 정부가 제출한 70% 지급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도 물러설 뜻이 있어 보입니다. 통합당을 향해 당론을 내놓으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70% 당론으로 미래통합당의 입장이 바뀌었다면, 민주당도 거기에 맞는 대응을 검토하고 하루 이틀 안에 민주당의 입장도 정리해가기 시작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는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일부 대통령 지지자들은 당 게시판을 통해 민주당을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정부는 70% 지급을 계획했는데, 민주당이 총선용으로 100%로 확대하면서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는 주장인데요. 왜 대통령에게 힘이 되지 못할 망정, 반대를 하냐며 이해찬 대표의 사퇴까지 요구하는 글들이 올라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해찬 대표는,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토요일까지 휴가를 잠시 갖기로 했습니다.]
휴가를 갔습니다. 거리두기 방침이 시행되고 있는 만큼 멀리 떠나진 않고, 국내 모처에서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임기는 4개월 정도 남았는데요. 후임에게는 어떻게 민주당 당권을 잘 넘겨줄 수 있을지, 또 21대 국회 첫 정국을 어떻게 구상할지 고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은 긴급재난지원금이 급선무겠죠. 지원금을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당정청과 야당을 소위 '모두 까기'했는데요. 총선 앞뒤로 말이 달라진 통합당을 향해선 "주권자를 조롱하고 있다" 그리고
[이재명/경기지사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선거 전에는 그런 약속하다가 선거 지나고 나니까 한 번 고생 좀 해봐라.]
이런 심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소속된 민주당을 향해서는,
[이재명/경기지사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언제나 정책은 상대가 동의할 수 있는 반대할 수 없는 안을 만들어내면 되죠.]
라고 했는데요. 통합당이 국채 발행은 안 된다고 하니 이번엔 정부 재원만으로, 즉 당초 계획한 액수보다는 적지만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주고난 다음.
[이재명/경기지사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새로운 국회의원의 임기가 시작된 다음에 추가 국채 발행해서 지원하면 아주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즉 21대 국회에선 거대 여당이니 밀어부치면 된다는 겁니다.
이 지사는 정부가 계획한 차등 지급 방식도 비판했는데요. 가구원 수에 따라 액수를 다르게 하는 것을 두고 선,
[이재명/경기지사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왜 혼자 사는 사람은 40만원이고 부모 모시고 자식 둘 데리고 사는 부부한테는 왜 100만원 밖에 안 주냐]
이 같은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기재부와 여당의 갈등 상황을 조율할 수 있는 유일한 곳,
[이재명/경기지사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모든 정책 결정권은 청와대가 갖고 있고…]
그러니까 모든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청와대가 나서서 상황을 정리해줘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참고로 유튜브 채널 방송을 끝내고 이제 정치 비평은 그만하겠다고 선언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마지막 방송에서 차기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로 이낙연 전 총리 그리고 이재명 지사를 꼽았죠. 이 지사는 "정치인들은 실적, 실력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열심히 하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발제는 전혀 안 긴급해 보이는 정치권의 긴급재난지원금 공방입니다. < "당론 밝히라"는 최후통첩에…통합당 "당정이 정해오라" > 입니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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