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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고유정 항소심 시작…무죄받은 의붓아들 사망사건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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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7)에 대한 항소심이 시작됐다. 검찰은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의붓아들 살해혐의에 대해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었다며 유죄를 주장했다.



경향신문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20일 오후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제주지법에 도착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형사부(재판장 왕정옥 부장판사)는 22일 오전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고유정 사건 항소심 1차 공판을 열었다. 고씨는 앞선 지난 2월20일 1심 선고에서 전 남편 살인, 사체 손괴, 사체 은닉 혐의에 대해 무기징역을 받았다. 의붓아들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 증명이 안됐다며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 결과에 대해 고씨와 검찰 양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는 원심에서 무죄를 받은 의붓아들 ㄱ군(5) 사망 사건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검찰은 이날 프레젠테이션으로 항소이유를 발표하면서 1심 재판부 무죄 판결이 사실오인과 억측으로 가득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고씨 의붓아들 ㄱ군의 사인은 기계적 압착에 의한 고의적인 질식사(압착성 질식사)로, 사인이 바로 이 사건의 스모킹건”이라며 “재판부는 부검의, 법의학자가 증언한 사망원인을 배척하면서 고의적 가해행위에 의한 살인이 아니라 아버지에 의한 무의식 질식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태원 살인사건 판결을 보더라도 3명이 있는 밀폐된 곳에서 살인이 이뤄졌고, 제3자에 의한 살인 가능성이 없는 경우 2명 중 누구의 진술이 맞는지를 판단했다”고도 덧붙였다. 즉, 이번 사건 역시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집안에 ㄱ군의 아버지와 ㄱ군, 고유정 등 3명만 있는 상황에서 범인은 ㄱ군의 아버지와 고유정 둘 중 한 명일 수밖에 없다. 상당기간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외력이 가해진 외상성 질식사(압착성 질식사)라는 사인, 범행동기나 진술 등을 감안할때 범행은 고씨에 의한 것이라는게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은 또 “피해아동의 연령은 6세가 아닌 4.3세로, 체격은 작았지만 발육상태는 정상이었다”며 “국내에서 4세 아동이 잠자던 중 우연한 신체 압박에 의한 사망 보고는 없었다”고도 주장했다. 검찰은 피해아동이 사망당시 감기약 복용으로 인해 적극적 방어가 어려웠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해당 약은 약간의 졸음을 동반할 뿐 수면효과로 인해 질식사한 사례는 없고, 고의성이 있는 기계적 압착에 의한 질식사라는 부검의와 국과수 관계자 등의 의견을 감안할때 돌연사 또는 같이 자던 아버지 다리에 눌린 (우연적인) 질식사 가능성은 없는 만큼 무죄 판결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고씨가 무기징역을 받은 전 남편 살해,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에 대해서 “이번 사건은 극단적 인명경시에 의한 살인으로 봐서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며 양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씨측은 양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또 의붓아들 살인 혐의를 부인하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고씨는 1심에서 남편에 대한 사체 손괴, 은닉 혐의는 인정하지만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을 전 남편에게 먹인 적이 없으며, 성폭행에 대항하다 발생한 우발적인 범행으로 계획 범행이 아니라는 점을 주장해왔다.

항소심 2차 공판은 5월20일 오후 2시 진행된다. 검찰은 의학과 마약 분야, 디지털포렌식 감정 분야에서 5명의 증인을 요청했다.

한편 고씨는 지난해 5월25일 저녁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이후 제주와 완도 해상, 김포 등지에 시신을 버려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씨는 지난해 3월2일 오전 4∼6시쯤 충북 청주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 뒤통수 부위를 강하게 눌러 살해한 혐의도 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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