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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정부 3차추경 통해 산은출자…기간산업 20조+a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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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비상경제회의서 결정

회사채 지급보증도 검토됐으나 형평성 문제로 부정적

항공업계, 지원책에 기대감

수출부진 車업계도 지원 호소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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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장세희 기자, 조강욱 기자, 유제훈 기자]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시름하는 항공과 정유, 조선, 기계, 차, 에너지 등 기간산업에 '20조원+a' 규모의 지원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정부가 산업은행의 자본을 확충한 후 회사채를 매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20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주 비상경제회의에서 코로나19로 타격이 큰 항공과 정유, 자동차산업 등 기업에 대한 전방위 대책이 나오는데 규모는 20조원보다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방식은 정부가 산은에 출자하고 산은이 회사채를 매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부가 기간산업 회사채에 지급보증을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으나 부정적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지급보증 대상을 정하는 과정에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A와 B 업종에 대한 지급보증을 섰는데 향후 C와 D 업종도 악화할 경우 추가 지급을 해야 한다는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 지원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원 기업이 부실화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


◆산은 출자금, 3차 추경 통해 조달할 듯= 정부가 산은에 자본을 확충해줄 방법으로는 예산으로 하는 방안과 정부가 보유한 공기업 주식이나 부동산을 현물 출자하는 방안이 있다. 정부가 직접 현금을 출자하려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고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현물 출자의 경우 국회의 문턱을 넘지 않아도 되지만 가치 평가 산정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현재 정부는 우선 3차 추경을 통해 산은 출자 재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2016년 국책은행 자본 확충 방안과 같은 방식을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시 정부는 국책은행 자본 확충을 위해 한국은행과 함께 총 11조원의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하고 정부가 1조원을 현물 출자해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한 바 있다. 다만 현재까지 한은이 출자에 참여하는 방안은 검토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정부에 여러 차례 자본 확충을 요구해왔다. 이미 산은은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100조원 규모의 '민생ㆍ금융 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에 따라 정책금융 지원 및 회사채ㆍ기업어음(CP) 매입 등에 총 16조6000억원의 자금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2017년 말 15.26%, 2018년 말 14.80%, 지난해 말 14.05%로 매년 낮아지고 있다. 국내 은행 평균(15.25%)보다도 낮다. 반면 산은의 부실채권(고정 이하 여신)비율은 2.67%로 국내 은행 중 가장 높다. 산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단기 유동성 문제 없이 지원 여력이 가능하지만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정부가 민생ㆍ금융 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발표할 당시에도 향후 자본 확충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업계, 기대감 고조= 정부의 이번 기간산업 지원 방침에 해당 업계의 기대는 크다. 특히 '하늘길 봉쇄'로 현금 수입이 끊긴 국적항공사로선 유동성 위기를 피할 마지막 길은 정부의 금융 지원뿐이어서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당장의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경영 환경 악화로 운전자금마저 말라붙어 지난 3월 말부터 전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정리해고에도 나섰다. 대형항공사도 여객 매출의 80~90%를 차지하는 국제선 운항이 사실상 '셧다운(shut downㆍ일시적 업무정지)'되면서 막대한 고정비용과 채무를 충당할 길이 요원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6228억원의 항공운임채권 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으나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2400억원과 매월 발생하는 고정비용 4000억~5000억원을 감안하면 손에 쥘 수 있는 현금은 거의 없다. 이 회사가 연말까지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하는 채무는 약 4조300억원에 달한다.


이에 각 국적항공사는 유ㆍ무급휴직 시행과 자산 매각 등으로 탈출구를 찾고 있으나 자체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 국적항공사 관계자는 "LCC는 자금을 조달하려고 해도 담보물조차 찾기 어려운 실정이고, 항공기 관련 채무가 많은 대형항공사 역시 현금 수입원이 끊긴 상태에서 자력으로 유동성을 해결하긴 어렵다"면서 "LCC에는 긴급 융자, 대형항공사에는 지급보증으로 숨통을 틔워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비상등이 켜진 자동차업계도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는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이달 자동차 수출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12만6589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ㆍ부품업계에 당장 필요한 유동성 규모를 32조8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유업계도 수요 위축에 시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지난 2월 국내 총 석유제품 소비는 7212만배럴로 4년래 최소치를 기록했다. 반면 유가는 최근 배럴당 20달러 안팎까지 하락하면서 4주 연속 마이너스 정제마진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정유4사의 1분기 영업손실이 2조5000억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종 =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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