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참배 불참 '불경스러운 사건' 주목
앞서 14일 순항미사일 발사때 사고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연대를 시찰했다고 1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손으로 햇빛을 가리며 이륙하는 전투기를 응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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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의 108회 생일(태양절)에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신변이상설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해도 북한 체제 붕괴 등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평가다.
앞서 16일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무력기관 책임일꾼(간부)들이 전날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는 보도는 없었다. 김 위원장이 2012년 공식 집권 이후 할아버지 김 주석의 생일에 참배하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17일 "북한의 고위간부들은 참배했지만 정작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은 참배하지 않는 '불경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며 "김 위원장의 건강이나 신변에 적어도 일시적으로나마 이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지난 14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하고도 다음날 관련 소식을 일체 보도하지 않은 것도 주목된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한 4월 14일 사고가 발생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미사일 발사 현장에 있었던 김정은도 금수산태양궁전에 참배하지 못했거나, 최근 무리하게 공개활동을 진행하면서 심한 몸살에 걸리거나 갑자기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닌가 추정된다"고 했다.
사고가 있었다해도 그 정도는 경미했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자 명단에는 리병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있었다. 김 위원장의 군사 관련 공개활동을 자주 동행하는 인물이다. 설령 14일에 미사일 시험발사 당시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큰 사고는 아니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북한 김일성 주석의 108회 생일(태양절·4.15)을 맞아 고위급 간부들이 지난 15일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1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면에 보도했다. '김정은'이라고 적힌 꽃바구니가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 앞에 놓여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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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의 신변에 이상이 있다하더라도, 북한 체제가 동요할 가능성도 낮다고 정 센터장은 내다봤다. 그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이 '백두혈통'으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북한 지도부가 체제유지에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그러면서 정부 당국에 긴밀한 북한 동향 파악을 주문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발생한다면 북한이 대외, 대남 관계 개선을 더욱 주저하고 폐쇄적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북한 내부 동향을 면밀하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김 위원장의 태양절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불참에 대해 평가를 유보하고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북한 매체에서 아직까지 김 위원장의 금수산궁전 참배 보도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그 의도를 예단해 언급하기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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