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만5000명 감소한 2660만9000명을 기록했다.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지난 2010년 1월(-1만명) 이후 10여년 만에 처음이다. 감소폭으로 따져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5월(-24만명) 이후 최대 폭이다.
취업자 수로 잡히지만, 실제로 일을 하지 못한 ‘일시휴직자’수는 160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6만명(363.4%) 폭증했다. 83년 통계작성 이후 일시휴직자 수와 증감폭 모두 최대치다. 지난달 일시휴직자는 코로나 사태로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중지되면서 여기에 참여한 사람들의 숫자가 더해져 60만명에 달했지만, 이번 달에는 정부 일자리는 물론, 민간 일자리에서도 일시휴직자가 급증하면서 전체 일시휴직자 수가 대폭 늘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59.5%로 전년 동월 대비 0.9%포인트 하락했다. 2013년 3월(58.7%)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65.41%) 역시 전년 동월 대비 0.8%포인트 내렸고, 2016년(65.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고용통계에서는 코로나 영향이 지위가 불안정한 근로자부터 나타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 임시근로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2만명 줄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2월(-44만7000명) 이후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일용근로자도 전년 동월 대비 17만3000명 감소했다. 반면, 상용근로자는 전년 동월 대비 45만9000명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15~29세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22만9000명 감소해 2009년 1월(-26만2000명)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는데,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 대면 접촉이 많은 곳에 종사하는 계층이 타격을 많이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업별로도 코로나 영향이 극명하게 갈렸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택배 주문이 많아지다 보니 운수 및 창고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7만1000명(5.0%)이 늘었지만, 도매 및 소매업(-16만8000명·-4.6%), 숙박 및 음식점업(-10만9000명·-4.9%), 교육서비스업(-10만명, -5.4%) 등의 산업은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3월 경제활동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21만 3000명 줄었고, 비경제활동인구는 51만6000명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가 대폭 늘어난 것은 ‘쉬었음’ 인구가 늘었기 때문인데, 3월 ‘쉬었음’ 인구는 236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만6000명(18.3%) 증가했다.
‘쉬었음’을 비롯해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 것은 실제 통계상 실업률보다 고용시장이 더 얼어붙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취업자 수가 감소했음에도 이달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감소한 4.2%를 기록했는데,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노동시장에 있던 근로자들이 최근 대면 접촉을 회피하는 상황에서 실업자로 가는 게 아니라 ‘쉬었음’을 택하면서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취업자와 실업자는 모두 경제활동인구에 속하는데, ‘쉬었음’ 등 비경제활동 인구는 실업률을 계산할 때 모수(母數)에서 아예 빠지면서 실제 실업률이 낮게 나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달 체감실업률은 14.4%로 지난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녹실회의 참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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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용 쇼크가 현실화되자 정부는 고용 안정 대책을 곧 발표하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고용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그간 관계부처 간에 긴밀히 협의해 준비해 온 고용안정 정책대응 패키지대책을 다음 주 초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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