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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황교안, 사퇴직전 김종인에 "비대위 맡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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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국민의 선택]

- 통합당 초유의 지도부 공백

김종인 "생각할 시간 필요하다"… 일각선 유승민 역할론 제기

5선 정진석·주호영·조경태, 원내대표 또는 당권 주자로 거론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에서 기록적 참패를 당하고 황교안 대표가 전격 사퇴하면서 리더십이 사라진 '진공(眞空)' 상태에 돌입했다. 당내 의원들과 당선자들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돌입이 시급하다는 제안을 하고 있으나 충격에 휩싸인 당내 분위기로 이를 논의할 회의조차 열기 힘든 상황이다. 위기의 당 쇄신을 이끌 비대위원장으로는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조선일보

충남 최다선 된 정진석… 주호영, 트럭타고 당선 사례 홍준표, 무소속으로 부활 - 4·15 총선 참패로 미래통합당이 리더십 공백 위기를 맞은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중진들이 주목받고 있다. 왼쪽 사진부터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승리해 충남 지역 최다선 의원이 된 정진석 당선자, 대구 수성갑에서 여당의 대권 잠룡으로 꼽히던 김부겸 의원을 꺾은 주호영 당선자, 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으로 승리해 복당 방침을 밝힌 홍준표 당선자. /신현종 기자·뉴시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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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는 지난 15일 사퇴 기자회견 직전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비대위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황 대표로부터 그런 취지의 연락을 받은 건 맞는다"며 "다만, 나로서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선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는 것을 인정하며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아쉽지만, 꼭 필요한 만큼이라도 표를 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정부·여당을 견제할 작은 힘이나마 남겨주셨다"며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국민 마음을 잘 새겨서 야당도 변화하지 않을 수 없어졌다"고 했다. '당의 요청이 있다면 비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선거가 끝나면 일상의 생활로 돌아간다고 얘기했다"며 "그런 건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당 대표 궐위 시에는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비대위원장 임명을 위해서는 당 대표 권한대행이 전국위원회를 소집해야 한다. 그러나 심재철 원내대표도 낙선한 상황이라 당선자들 간 합의가 전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충청권 중진 의원은 "다음 주 중 비대위원장 선임을 논의하기 위한 당선자 대회가 필요하다"고 했다.

당내에선 이번 총선을 통해 5선으로 당내 최다선이 된 주호영(대구 수성갑),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조경태(부산 사하을) 등 현역 의원 3명과 역시 5선이 되는 서병수 전 부산시장(부산 부산진갑) 등이 새로운 당 리더십 구축에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들이 원내대표 경선 또는 전당대회 당권 주자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 지역 한 초선 의원은 "대선 주자급 인사들이 사실상 모두 사라진 상황이기 때문에 최다선인 5선 중진들이 당을 안정시키면서 흔들리는 당심을 추스르고 보수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이들도 비대위 체제 안착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진석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당이 초유의 위기 상황이라 당선은 됐어도 마음이 무겁다"며 "다음 주 초 연락이 되는 중진들과 함께 무너진 당을 어떻게 수습할지 의견을 나눠보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선은 국가적으로 코로나 이후 경제 위기가 가장 걱정되는 상황이니 이 분야 전문가인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모시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주호영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이 가진 경륜이라든지, 정치 흐름을 읽는 안목이라든지, 이런 것으로 봤을 때 여전히 저희 당에 큰 도움이 될 분"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불출마 선언을 한 뒤 선거 막판 통합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던 유승민 의원 역할론도 제기된다. 유 의원은 최근 "총선 이후에도 평당원으로서 제가 할 일은 무엇이든 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일각에선 당의 대선 주자급 인사로서 뒤늦게 선거 지원에 참여한 유 의원도 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비례대표 당선자는 "수도권에서 어렵게 생환한 소장파 의원들 중 한 명을 비대위원장이나 원내대표로 내세우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최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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