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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EBS·e학습터 또 말썽....미래교육 전환 위해 체계 전반 손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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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6일 초중고 각급학교의 2단계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중·고등학교 1, 2학년과 초등학교 4, 5, 6학년 학생들이 2차 온라인 개학을 한 것이다. 16일 서울 용산구 용산초등학교에서 송미경 교사가 온라인 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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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와 e학습터 인프라 확충에도 전국 초중고 2단계 온라인 개학 날 다시 접속 장애가 일었다. 곳곳에서 장애는 있었지만 400만 학생과 40만 교사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원격수업 경험을 쌓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불안한 상태를 보이는 시스템을 지적하며 교육당국이 세계 첫 전국 단위 원격수업을 이뤄냈다 자평할 것이 아니라 미래교육을 위해 체계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보냈다.

16일 오전 9시부터 EBS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는 로그인 지연과 동영상 끊김 등 문제가 발생했다. 학습 커뮤니티 위두랑은 아예 접속이 되지 않았다. 클래스팅도 오전 접속이 어려웠다.

EBS 온라인클래스 최고 동시접속자 수는 9시 2분 기준 67만5000명, e학습터는 9시 기준 66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총 이용자는 두 플랫폼 합쳐 350만~400만명이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종·전남·부산 등 오전 출석률은 초중고 98~99% 수준으로, 2단계 개학 대상인 400만명 학생들의 상당수가 두 플랫폼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접속자 수가 늘어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접속 장애로 정상 수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15일 투표소로 활용된 6394개 초중고는 방역을 마치고 오후 1시 수업을 하면서 분산됐는데도 장애가 생겼다. 위두랑에 평균 접속자 7만명보다 많은 8만명이 접속하자, KERIS는 시스템 점검을 위해 접속을 막았다.

한 고3 학생은 “EBS 인강(인터넷강의)이 프레임 단위로 움직이는 수준일 정도로 동영상이 끊긴다”며 “선생님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 듣기 힘들지만 동영상을 그대로 틀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EBS는 “지연현상은 일부분이고 대부분 원활했다”고 답해 현장과 온도차를 보였다.

서버 다운과 같은 최악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적응기간을 지나 20일에는 모든 초중고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원격수업을 하게 된다. EBS는 DB 서버를 500기가에서 2테라로 확장하고 DB 서버에서 연결되는 게이트웨이를 10개에서 80개로 증설했다고 설명했다. 웹서버 CPU도 8개에서 16개로 증설했고, 메모리에서 32기가에서 64기가로, WAS 서버 CPU도 8개에서 16개로 늘렸다고 했다. 애플리케이션 단에서 생기는 여러 중복데이터를 제거하고 알고리즘이나 로직을 수정해서 원활한 수업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KERIS 역시 47만6000명이 접속할 수 있는 서버 7개에서 12개로 늘려 동시접속 증가를 대비했다고 밝혔다.

운영기관의 설명에도 업계는 잦은 장애에 우려를 표했다.

학습관리시스템(LMS)·네트워크 전문가들은 EBS와 KERIS의 인프라 확충 발표에도 접속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BS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 자체가 대량 동시접속을 염두에 두고 설계한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리용량만 병렬적으로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네트워크 분야 전문가는 “계속되는 원격수업의 장애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SW) 문제”라면서 “대용량 분산처리를 할 수 있는 SW 아키텍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사태에 대비해서가 아니라 미래교육을 위해서도 체계 전반을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교육부는 등교 수업을 병행하기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갔지만 등교수업이 시작되도 당분간은 원격수업을 동시에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는 이번주부터 등교수업 이후 보건소와 확진자가 생길 경우를 가상한 모의 훈련까지 시작하면서도 등교수업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게다가 온라인 교육은 학생의 다양한 적성을 반영할 수 있는 최적의 교육 방식으로 꼽힌다. 고교학점제에서 다양한 소인수 과목을 개설할 수 있는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인 현실적인 방법으로 거론된다. 대량 접속에 최적화된 학습관리시스템(LMS)과 클라우드가 필요하다.

원격수업을 위한 유연한 대응 체계에 대한 주문도 이어진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16일에서야 접속 지연 등에 대비한 현장 대응 방안을 학생과 학부모에 안내했는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플랫폼 접속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SNS·문자로 7일 이내 출결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학교 홈페이지로 대체학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대응 체계부터 손을 봤어야 했지만 시스템 확충에만 매달렸다.

전국 초중고 학생과 교사가 준비기간이 부족한 가운데서도 원격수업 경험을 쌓았다는 점은 성과다.

경기도 소재 한 교사는 “반성도 많이 하고 있다. 이렇게 IT가 발달된 시대에 내가 살고 있었구나라고 느끼는 중”이라며 “아이들은 IT시대 속에 살고 있는데 교사들은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전자신문

유은혜 부총리가 강화도에 있는 강서중학교 온라인개학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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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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