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부 "3월 소매판매 8.7% 감소, 92년 이후 최악"
의류 50%, 자동차 25% 줄고, 자동차 생산은 27% ↓
Fed "3월 산업생산 5.4% 감소, 46년 이후 최악"
전문가들 "3월 절반만 반영, 4월 더 나빠질 것"
IMF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5.9%" 전망
트럼프 5월 1일 경제 재개 희망, 주지사들 미온적
미국 뉴욕의 한 미용실이 15일(현지시간) 닫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로 3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8.7% 감소했다. 1992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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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에 잔인한 봄이 왔다. 경제 버팀목인 소비와 산업생산이 지난달 역사상 최대 폭으로 감소하면서 미국 경제가 꽁꽁 얼어붙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상점 문을 닫고 주민 이동을 제한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4월 지표가 더 암담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3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8.7% 줄었다고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문가 전망치인 8.0%보다 더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6.2% 줄었다.
소매판매는 상점과 주유소, 음식점, 주점, 온라인 판매를 나타내는 지표로 미국인이 얼마만큼 소비했는가를 반영한다. 소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부문별로는 의류 50.5%, 음식점과 주점 26.5%, 자동차 25.6% 판매가 눈에 띄게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인의 90% 이상이 자택 대기 명령에 처했고, 슈퍼마켓ㆍ약국ㆍ방역 등 필수 업종을 제외한 비필수 사업장 대부분 영업을 중단한 데 따른 결과다.
영업을 중단한 사업장들이 직원을 해고하거나 무급 휴직으로 전환하면서 실업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소득이 끊긴 사람들의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자택 대기 명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3월 중순 이후 3주간 17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전체 노동 인구의 10%에 이른다.
다만, 장시간 집에 머물기 위해 식료품을 비축하면서 식료품 판매는 26.9% 늘었다. 온라인 판매는 3.1% 증가했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한 자동차 판매점에 15일(현지시간) 차량이 주차돼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 영향으로 3월 자동차 판매는 전달보다 25.6%,줄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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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뿐 아니라 산업생산도 확 줄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날 별도 발표를 통해 3월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5.4% 줄었다고 밝혔다. 1946년 이후 74년 만에 가장 큰 폭 하락이다.
산업생산에서 4분의 3 이상 차지하는 제조업은 6.3% 감소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하락 폭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일시 가동을 중단하면서 자동차 생산은 무려 27.2%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4월 통계는 3월보다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 주 정부가 주민 이동을 제한하고, 음식점ㆍ상점ㆍ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영업 중단을 명령한 시점이 3월 중순 이후다. 이를 고려하면 경제 셧다운 영향은 3월 지표에 절반밖에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캘리포니아·뉴욕 등 코로나19가 초기에 확산한 일부 주를 제외하고 대부분 주는 4월 들어서 자택 대기 명령에 들어갔다. 따라서 전면적인 봉쇄 조치의 영향은 4월 지표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3일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5.9%로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 -2.5%보다 두 배 넘게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과 소비, 산업생산 개선은 봉쇄를 해제하고 경제 활동을 정상화하는 시간표와 직접 관련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월 1일 경제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정작 자택 대기 명령 해제 권한을 가진 주지사들은 아직 구체적인 시점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5월 경제 정상화에 대해 보건 전문가들 의견은 찬성과 반대가 엇갈린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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