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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당초 14일 종료 예정이던 ‘국가 봉쇄령’을 다음달 3일까지 연장하면서 삼성전자, 샤오미, 애플 등 현지에 진출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인도 각지에 있는 스마트폰 공장의 셧다운 기간이 길어져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데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던 인도 내 수요도 급감하고 있어서다. 전자업계에서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실적은 인도가 코로나19를 얼마나 잘 버티는지에 달려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3주간 발령된 인도의 국가 봉쇄령이 19일간 더 연장된 데 따른 현지 노이다 공장 재가동 시점에 대해 “15일로 예상되는 인도 정부 세부 가이드 발표 후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8년 증설 작업을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생산시설로 탈바꿈한 노이다 공장은 매달 1000만대의 스마트폰을 찍어내는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장으로, 한 번 가동이 멈추면 손해가 막심하다.
현지에서 시장점유율 1위인 중국 샤오미와 지난해부터 인도에서 아이폰을 생산 중인 미국 애플도 예측이 불가한 공장 가동 일정으로 걱정이 크기는 매한가지다.
연 7∼10% 성장세…세계 2위 시장
제조사들, 한때 앞다퉈 투자 나서
국가 봉쇄령 연장하자 업계 ‘긴장’
공장 멈추고 수요 급감 우려 울상
삼성, 중국 업체들과 경쟁 ‘이중고’
그간 다른 나라의 휴대전화 판매가 주춤한 와중에도 인도시장은 해마다 7∼10%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억5500만대가 팔렸는데, 이는 중국 다음으로 큰 규모이며 처음으로 미국을 넘어선 수치다. 이로 인해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인 올 초만 해도 인도시장에 대한 전망은 장밋빛 일색이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2018년 25.3%에 그친 인도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구매력이 있는 중산층의 확대로 2022년 45.1%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인도 정부의 제조업 육성책과 해외투자 우호정책을 발판으로 현지 투자를 늘려왔다. 앞서 인도 전자정보기술부는 2025년까지 전자 시스템 설계·제조 분야 수익 40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기업들을 지원하는 ‘국가전자기기정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업체들의 법인세율을 기존 30%에서 15%까지 낮춰 인도에 생산거점을 구축할 수 있도록 유인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중·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너나없이 인도 진출에 ‘올인’하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악영향 속에 중국 업체들과 싸우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인도 시장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하락한 19%로 중국 샤오미(27%)와 비보(21%)에 이어 3위다. 중국 업체들이 삼성전자 제품과 기능이나 디자인이 유사한 제품을 대당 100~150달러에 파는 출혈 경쟁을 감내하는 방식으로 인도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달 18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장인 고동진 사장은 “(중국에서의 실패를 교훈 삼아) 인도에서 각 ‘세그(세분화된 시장)’별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공급해 판매량 1등을 되찾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수요량과 공급량 측면에서 모두 폭발적인 영향력을 갖는 인도의 코로나19 확산 여부가 올 한 해 글로벌 제조사들의 실적을 판가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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