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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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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탐사선, 아세안+3 정상회의 중 베트남 EEZ 진입… 외교갈등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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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베트남 군인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남중국해 인근 해상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VN익스프레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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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탐사선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과 한중일 3국의 특별 화상 정상회의가 열린 14일 남중국해 내 베트남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진입했다. 이날 중국의 도발은 지난 2일 발생한 베트남 어선 침몰사건의 여파가 여전한 가운데 발생해 향후 첨예한 외교 갈등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DPA통신은 선박 위치추적 웹사이트 ‘마린 트래픽’ 분석 결과를 인용, 중국의 해양탐사선 '하이양 디즈 8호'가 이날 오전 7시 베트남 중남부 빈딘성 인근 해역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진입 지점은 베트남 해안선에서 138~158km 떨어진 곳으로, 중남부 거점인 퀴논시 인근이다. 디즈 8호 진입 사실을 확인한 베트남은 3척의 선박을 즉시 출동시켰다. 하지만 디즈 8호는 베트남 선박의 추적에도 남쪽으로 200여km를 더 항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탐사선의 EEZ 진입은 베트남을 크게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베트남은 이날 열린 아세안과 한중일 정상의 화상회의를 야심 차게 추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의장국의 존재감을 보여줄 기회이자,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실질적 지원책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청 국가 중 하나인 중국이 이 같은 분위기에 직접 찬물을 끼얹으면서 베트남은 외교적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중국 탐사선의 이력 또한 베트남을 분노케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디즈 8호는 지난 7월 베트남 내 EEZ에 진입해 3개월 동안 양국 해안경비정의 대치 사태를 촉발시킨 바 있다. 또 이날은 중국에 의한 자국 어선 침몰 사건이 발생한지 보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기도 하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유엔을 통해 중국의 어선 침몰 행위에 대한 국제 여론전을 벌이는 등 남중국해 문제 대응 수위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한편 베트남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5일까지 진행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의 연장 여부를 놓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베트남 정부는 이날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각 지방성(城)과 내수 업체들의 주장이 워낙 다양해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은 이날 현재 26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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