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달 25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성착취물을 제작ㆍ유포한 혐의 등을 받는 조주빈이 탄 차량이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씨를 향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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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텔레그램 비밀망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25ㆍ구속 기소)과 공범 및 회원들을 일종의 유기적 결합체로 판단함에 따라, 공범 및 회원들이 받게 될 처벌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박사방을 법정 최고형이 무기징역인 아동ㆍ청소년 이용 음란물 제작을 목적으로 한 범죄단체로 규정할 경우, 공범이 아닌 회원들까지 조직 구성원에 포함돼 중형을 선고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사방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특별수사태스크포스(총괄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는 전날 조씨를 아동ㆍ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ㆍ배포) 등 14개 혐의로 구속 기소한 뒤,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범죄단체조직죄는 사형ㆍ무기징역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를 목적으로 단체나 집단을 조직하고 구성원으로 활동한 경우에 적용하는 죄다. 검찰은 박사방이 어떤 목적을 갖고 조직됐는지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 판단을 미룬 상태다. 만약 조씨에게 적용된 14개 혐의 중 법정 최고형이 가장 높은 아동ㆍ청소년 이용 음란물 제작(무기징역)을 박사방 조직의 목적으로 볼 경우, 주범뿐 아니라 공범, 회원들까지 직접 음란물 제작에 가담한 구성원으로 중형에 처해질 수 있다.
박사방 구성원들은 조씨를 중심으로 △피해자 물색 유인 △성착취물 제작 △성착취물 제작 △성착취 수익금 인출 등 크게 네 가지 역할을 분담해 수행했다. 검찰이 이들을 음란물 제작을 위해 조직된 단체의 구성원으로 규정할 경우, 음란물 제작에 직접 가담하진 않았지만 성착취물을 홍보하거나 회원 모집을 한 구성원들까지도 중형을 받게 되는 셈이다.
검찰은 또 회원을 포함한 단순 관전자들 중에서도 범죄단체의 구성원 역할을 한 경우에 대해서는 엄벌한다는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단순 관전자처럼 보여도 실제 조사를 하면 박사방 결합체 안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을 수 있다”면서 “신원이 밝혀진 박사방 회원들의 범행 행태를 정리한 후 단순 관전자인지 범죄단체 구성원인지 구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성원 모두에게 주범이나 공범과 동일한 선고형이 내려지는 것은 아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면 음란물 제작의 공범이 아니더라도 구성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음란물 제작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면서 “물론 개인별로 범죄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서 선고형은 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조주빈.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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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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