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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역대급 원유감산, 1500만 배럴 공급과잉으로 국제유가 불안감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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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 13일 오전 런던거래에서 일단 오름세를 보였다.

1973년 1차 오일쇼크 이후 최대 감산합의지만 역부족이다.

원유시장엔 감산 이후에도 하루 1500만배럴정도 남아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OPEC+)이 감산 합의한 직후 국제원유(WTI) 가격은 한국시간 13일 오전 7시 8% 급등했다. 시장의 첫 반응은 사뭇 뜨거웠다.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실력자는 원유전쟁 트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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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날 영국 런던 거래에서 개장 순간 상승세를 잃고 소폭 오르내림을 되풀이했다. 한때 4% 정도 떨어진 배럴당 22.09달러까지 밀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강세를 보였다.

OPEC+는 12일(현지시간) 화상회의를 열어 “5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두 달간 하루 970만 배럴(가스콘덴세이트 제외)을 감산하기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일제히 전했다. 감산 기준은 2018년 12월이다.



원유 생산량이 하루 10% 정도 줄어든다



감산 규모는 하루 생산량의 10% 수준이다. 1973년 1차 오일쇼크 이후 산유국들이 합의한 가장 큰 규모의 감산이기도 하다.

멕시코가 감산 협상 막바지에 산유국 대표들을 초조하게 했지만, 하루 10만 배럴 감산에 도장 찍었다. 멕시코가 애초 요구받은 감산은 하루 30만~40만 배럴이었다.



“실제 감산 효과는 최대 1500만 배럴 정도다”



감산 합의 직후 OPEC+ 멤버가 아닌 미국과 노르웨이 등도 자체 감산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었다. 그럴 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등의 감산 기대를 높였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쓴 글에서 “모두를 위한 훌륭한 합의”라고 환영했다. 또 “OPEC+의 큰 석유 합의가 완료됐다”며 “이것은 미국에서 수십만 개의 에너지 일자리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원유전쟁이 시작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의 원유에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의 압박은 이날 감산 합의를 사실상 끌어낸 원동력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사우디 관계자의 말을 빌려 “미국 등이 감산에 참여하면 하루 1500만 배럴 감산 효과가 난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최근 밝힌 1000만~1500만 배럴 감산 목표를 얼추 달성한 셈이다.

중앙일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거래가 감산 발표 직후인 13일 오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됐다. 8% 급등으로 출발했으나 힘을 잃고 보합 수준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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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꾸준한 랠리로 이어질까?





이날 합의가 역대급 감산 규모지만 국제원유 시장의 현실에 비춰 유가 안정을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미 에너지컨설팅회사인 래피던의 로버트 맥널리는 최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하루 원유 소비량이 2500만~3000만 배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있다”고 전했다.



이날 합의한 감산이 기대대로 하루 1500만 배럴 공급감소 효과를 낸다고 해도, 여전히 국제원유 시장에 1500만 배럴 정도가 남아도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합의 직후 “유가 하락이 멈출 가능성은 있지만 반등을 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라고 일제히 보도한 이유다. 게다가 세계 주요국 경제 셧다운이 장기화하면 기름 소비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물론 런던 WTI 선물거래는 규모가 크지 않다. 한국시간 13일 밤에 시작되는 미국 거래를 살펴봐야 이날 합의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온전히 살펴볼 수 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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