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손수건을 자동차 와이퍼에 끼워 흔들어
예배 설교에 경적으로 화답
믿음의 형제 자매들 얼굴보며 함께 예배
국가 시책에 협조하며 예배의 본질도 회복
백석대-백석대학교회, 부활주일 '드라이브 인 예배 모습. (사진-백석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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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동남구에서 오신 분들? 경적 한번 울려 주세요"
"띠띠~ 빵빵~~"
"잘 들리시나요? 비상등 한번 켜 주세요"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문암로에 위치한 백석대학교(총장 장종현) 운동장.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 속에 맞이한 부활 주일, 백석대 운동장에는 오전 11시 주일예배 시간이 다가오자 차량들이 하나둘씩 안내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운동장 한 가운데 정해진 구역 안으로 주차를 하기 시작했다.
이내 정해진 구역 120곳을 가득 채우더니 곧 160여대 가까운 차량이 나란히 정렬했다.
운동장에 도착한 차량 탑승자들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차 안에 앉아 눈으로는 운동장 계단 중앙에 마련된 강단을 바라보며, 귀로는 라디오에 주파수를 맞추고 찬양을 함께 따라하고 설교를 들으며 현장 (드라이브 인, Drive in) 예배 드렸다.
백석대학교와 백석대학교회(담임목사 공규석)가 교내 운동장에서 부활의 기쁨을 나누는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준수하고 코로나19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드라이브 인 워십'(Drive in worship, 차에서 내리지 않고 드리는 예배) 부활 주일 예배를 진행했다.
예배는 차 안에서 라디오 주파수(98.9 MHz)를 맞춰 소리를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교인들은 저마다 차 안에서 가까이 하지는 못하지만 차 한 대 사이의 지척에 있는 교인들과 눈을 맞추며 안부 인사를 전했다.
예배 참석자들이 와이퍼에 노란 손수건(부활의 상징색)을 끼워 흔들고 있다.(사진-고석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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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차창 밖으로는 부활의 상징인 노란색 손수건을 끼운 자동차 와이퍼를 좌우로 작동시켜 손뼉 손동작을 대신했고, 예배 설교에 화답하는 의미로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무서움과 큰 기쁨이 만나는 자리'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백석대학교회 공규석 담임목사는 인터뷰를 통해 "지난 6주 동안 온라인예배와 가정예배를 드려오다 부활주일을 맞아 7주 만에 드라이브 인 예배를 드리게 됐다"면서 "2미터 거리두기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예배를 드리려는 믿음의 본질을 잃지 않으려는 그 하나의 대안으로 드라이브 인 예배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자동차 안에서 예배를 드려야 하다 보니 정부로부터 라디오 주파수를 승인받는 일이 제일 어려웠지만 정부의 도움으로 빠른 시간 안에 주파수를 확인하게 돼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드라이브 인 예배에 참석한 윤 정(천안 청수동) 권사는 "함께 모여 예배하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7주 만에 그립고 보고 싶었던 믿음의 형제 자매들을 멀리서나마 마주 보고 안부를 확인하며 함께 찬양하고 예배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면서 "삶의 자리에서 더욱 성공적인 예배자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석문 장로는 "이번 드라이브 인 예배를 드리면서 정부 방침에도 적극 협조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국가적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국가시책에도 도움을 주고 예배 본질을 회복하는 좋은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백석대학교 장종현 총장은 “기독교의 부활은 죽음이 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희망의 메시지요, 놀라운 사건“이라며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십자가와 부활의 신앙에 있다"고 전했다.
백석대학교회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드라이브 인 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성도들을 위한 온라인 예배도 함께 운영했으며, 예배 중 헌금은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여유분의 마스크를 내는 것으로 대신했고, 모인 마스크는 보건 취약계층 전달을 목적으로 지역 주민센터에 기부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대치순복음교회도 부활주일을 맞아 잠실자동차극장에서 드라이브 인 예배를 드렸다.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부활절 성만찬도 차량 안에서 진행했다. 성만찬 키트는 개인별로 차량을 타고 들어올 때 미리 지급됐으며, 모두 일회용으로 공급됐다.
대치순복음교회 한 별 목사는 “미국 LA에 있을 때 드라이브 인 예배를 드리는 많은 교회들을 봤다"면서 "코로나 사태 속에서 예배 드리는 방법을 고민하고 기도할 때 드라이브 인 예배가 생각났다. 드라이브 인 예배는 정부 지침인 사회적 거리두기 등도 가능해 좋은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사태 속 드라이브 인 예배가 현장 예배의 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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