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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세계 속의 북한

OECD, 북한경제 보고서 처음 펴내…"하이브리드 경제 전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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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확대, '돈주' 역할 주목…'북한 : 마지막 전환 경제?' 발간

"북한에 대한 국제적 관심 커져 따로 보고서 펴내"

연합뉴스

'마스크는 썼지만…평양의 화창한 봄풍경'
(서울=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봄을 맞이한 수도 평양 거리를 주민들이 즐기고 있다고 지난 5일 보도했다. 주민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옷차림은 가볍다. [조선중앙TV 캡처] 2020.4.5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북한에서 시장이 발달하면서 '돈주'라 불리는 신흥 상인계층이 출현해 역할을 확장하는 등 북한경제의 '시장화'(marketization) 측면에 주목한 보고서를 처음으로 내놨다.

9일(현지시간) OECD에 따르면, OECD 경제국은 북한경제 전반의 최근 흐름을 살핀 실무 보고서(working paper)인 '북한: 마지막 전환 경제?'(North Korea: the last transition economy?)를 지난 2일 펴냈다.

OECD가 한국과 외국의 북한 전문가들의 최신 연구와 연합뉴스, AP통신, 한겨레신문 등 국내외 매체를 기본자료로 해 북한경제 최근 흐름 전반을 집대성한 보고서다.

OECD 경제국 국가분석실장인 뱅상 코엔 박사가 주도적으로 작성한 이 보고서는 먼저 북한에서 종합시장(장마당)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2010년 북한의 시장은 200여 개였지만, 2019년에는 500개가량의 시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OECD는 평양에도 30개의 시장이 있는데 가장 큰 통일거리 시장은 서울의 동대문시장보다도 크다고 소개하고, 시장 내 매대와 상인도 크게 늘어 청진의 한 대형시장에는 1만7천개의 매대가 있다고 적시했다.

이런 시장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북한 경제가 계획경제와 시장경제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체제로 점차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 OECD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2000년대 들어 국제제재 속에서도 국가, 당, 군대의 통제와 분산된 이니셔티브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의 전환의 하나로 시장의 활동이 눈에 띄게 확대돼왔다"고 평가했다.

OECD는 또한 북한의 신흥 상업계층인 '돈주'의 역할 확대에도 주목했다.

보고서는 '돈주의 출현과 그 역할'이라는 별도의 상자 글에서 "2010년대에 돈주는 부동산 개발에서 점차 큰 역할을 해 대자본이 필요한 대형 토목·건축사업에 자금을 대고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는 건물 사용권을 받는 형태로 보상을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평양 락랑금강설비전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들
(서울=연합뉴스) 평양 도심 통일거리에 락랑금강설비전시장이 문을 열었다고 지난 1월 5일 북한 매체들이 전했다. 형형색색으로 포장된 샴푸 등 소비재들이 눈에 띈다. [통일의메아리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돈주는 원래 당이나 군 산하의 무역회사들에서 일하며 자본을 모아 소비재, 대금업 등으로 경제활동을 확대해온 북한의 신흥 상인계층을 말한다.

OECD는 "신흥 계층인 돈주가 이렇게 확대한 영향력으로 신분 상승을 이루고 그 지위를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관철하는 데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OECD가 북한 경제를 따로 다룬 보고서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경제는 그동안 국제경제기구의 관심 밖의 영역으로, 1997년에 국제통화기금(IMF)이 딱 한 번 북한경제 보고서를 낸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OECD 관계자는 "그동안 북한 경제는 OECD가 한국경제 보고서를 낼 때 함께 다룬 부수적인 주제였지만, 남북· 북미 정상회담 개최 등으로 인해 북한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커짐에 따라 이번에 북한의 '시장화'에 주목한 보고서를 따로 내게 됐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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