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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세계 금리 흐름

한은, 기준금리 연 0.75%로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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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사상 최초로 0%대까지 내려온 만큼 당분간은 금리 정책의 여력을 아끼며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조선비즈

한은 금통위./한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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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0.75%로 동결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16일 임시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종전 1.25%에서 0.50%포인트(P)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미 연준(Fed)이 기준금리를 0%로 내리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한은도 금리를 크게 내리며 위기 대응에 나섰던 것이다.

이날 금통위의 결정은 시장의 예상과도 일치한다. 앞서 조선비즈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근접한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동결로 금리 여력을 아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실효하한은 통화정책이 유효한 금리 하한선이다. 수년간 0.75%를 비기축통화국인 우리나라의 실효하한 금리로 인식해왔다.

또 한은이 지난달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 각종 유동성 공급책을 시행한 만큼 당분간은 경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정책효과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유동성 공급 대책에 집중하며 금리 인하 카드를 아껴놓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가 0.50%까지 한 차례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을 비롯한 대외부문의 부정적 여파가 전달될 경우 한 차례 정도는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라는 전례없는 위기가 실물경제 지표로 가시화되면, 한은이 추가적인 금리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한은은 우선 금융회사의 소액결제망 차액결제용 담보증권 제공비율을 70%에서 50%로 20%P 낮추는 방안을 의결했다. 이는 금융회사가 소액자금이체의 차액결제를 보장하기 위해 한은에 제공해야 할 담보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금융회사가 한은에 납입해야 하는 담보증권 금액이 35조5000억원에서 25조4000억원으로 약 10조1000억원 줄어들게 된다.

한은이 검토 의사를 밝힌 '비은행금융기관 담보대출’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도 관심이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2일 "상황이 악화될 경우에는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한은법 제80조에 의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 대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신용경색 등 위기상황에서 금통위원 4명의 찬성을 통해 예외적으로 민간과도 거래를 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 논의가 진행돼 왔던 만큼 이 총재가 간담회 발언에서 이를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날 회의는 오는 20일 임기 만료를 앞둔 고승범·신인석·이일형·조동철 위원이 참석하는 마지막 회의였다. 한은은 이번 금통위를 마친 뒤 다음주 중 새 금통위원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세종=최효정 기자(saudad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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