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이 원내대표는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사업을 위한 추경안을 제출하면, 전 국민 확대를 위해 야당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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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7일 전국민 100% 긴급재난지원금 확대에 대해 “가능하면 4월 중 지급”을 내세우며 속도전에 돌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소득 하위 70% 지급을 결정한 지 일주일만에 여당이 이를 뒤집은 형국이다.
◇“쇠뿔도 단김에” 드라이브=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현안점검회의를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황교안 대표의 입장 변경을 환영한다”는 말로 시작했다. “늦었지만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야당만 동의한다면 민주당도 소득과 관계없이 모두에게 재난 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주장에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하면서다. 전날 이해찬 대표가 “국민 전원이 국가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라고 한 데 이어 민주당 지도부가 연이틀 전국민 지급에 힘을 실은 거다.
이날은 구체적 시기·절차를 언급했다. 이 원내대표는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처럼 매우 비상하게 움직여야 한다”면서“임시국회를 총선 끝나는 즉시 소집해 16일부터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했다. “가능하면 4월 중 지급을 마치도록 협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를 위해 통합당에 긴급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여당이 주도권을 쥐고 지급 대상 확대 논의를 이끌겠다는 의도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및 총괄선대위원장이 7일 서울 용산역에서 광주 5·18묘역 등 호남을 방문하는 비례위성자매정당 미래한국당의 원유철 대표 및 비례대표 후보들을 배웅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래통합당 용산 권영세 후보, 황교안, 미래한국당 염동열 사무총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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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지급’ 결정해놓고 왜=민주당 지도부는 ‘소득 하위 70%(중위소득 150%) 지급’ 발표 사흘 만에 전 국민으로 대상을 확대하기로 내부 결정했다고 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선별 지급에 대한 여론이 예상보다 더 좋지 않아 지난주 금요일(3일) 청와대에 당 입장을 정리해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세 현장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만나보면 ‘매출의 80% 이상이 급감해 이것(긴급재난지원금) 외에는 희망이 없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당초 청와대·기획재정부와의 논의에서 초고소득자(상위 10% 내외)를 제외한 국민 80~90% 지급안을 주장했다. 그런데 이제 와 100% 지급으로 선회한 데는 야당이 지급 대상 확대 프레임을 먼저 들고나온 데 대한 위기감이 작용했다고 한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이 4일 지원 유세 현장에서 “나눠주려면 다 나눠주지, 세금 낸 사람이 무슨 죄라고 70%만 나눠주고 나머지 30%는 왜 안 나눠주냐”고 말한 게 시작이었다.
다음날(5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전 국민 1인당 50만원 지급”을 들고나오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참에 우리도 확실히 100%로 가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통합당 주장을 포함해 모든 국민이 가장 빨리 긴급재난지원금을 받도록 서두르겠다”고 발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비상경제회의 결과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회의를 통해 소득 하위 70% 가구에 대해 4인가구의 경우 최대 100만원, 1인 가구는 4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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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반발 고려 ‘선거용’=문제는 “전형적 선거 포퓰리즘”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원내대표가 “매표(買票)형 헬리콥터 현금 살포가 아니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표가 집중된 수도권 반발을 고려해 지급 확대를 결정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전 국민 70%에 지급할 경우 (고소득자가 몰려있는) 서울에선 사실상 60% 정도밖에 지원을 못 받게 된다”고 말했다. 총선 격전지가 밀집한 수도권에 여야는 사활을 걸고 있다.
민주당은 추경 통과까지 기다리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야당 동의 하에 (대통령에) 긴급재정명령 발동을 건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추경 재원을 어떤 식으로 조달할지, 초고소득층에 대한 선별적 사후 환수는 어떻게 할지 등 정교한 설계 논의는 “총선 후, 추경안 심사 때”로 미룬 상태다. 지급 대상·금액 관련 여야 논의가 총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70% 지급) 정부안을 신속하게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며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는 여야와 심도있는 논의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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