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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단독] "라임부실 숨겼다"… HDC, 아시아나 포기해도 계약금 회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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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020560)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설령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한다고 해도 라임자산운용 펀드 투자와 관련한 불투명한 정보 제공, 지배구조 문제를 이유로 이미 납부한 계약금 2500억원을 회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인수 절차를 포기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포기할 경우에도 상세 실사 과정에서 막대한 추가 부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계약불이행의 귀책 사유가 금호그룹에 있다는 것이 현대산업개발의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증권사 등을 통해 이에 대한 근거를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아시아나항공 사무실 전경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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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금호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라임 투자로 인한 아시아나의 총위험노출액(익스포져)이 2000억원에 달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이 경우엔 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도 기존 약속대로 계약을 이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 에어부산(298690)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에 200억원 규모로 가입했다는 사실이 이번 감사 시즌 때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에어부산은 라임운용 새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 3호에 가입했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환매 중단된 테티스 2호의 자(子)펀드들이다.

테티스 2호는 당초 코스닥기업 전환사채(CB) 투자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펀드다. 그런데 주로 부실 코스닥기업을 담았고, 부동산에 투자한 돈은 아예 행방이 묘연해 삼일회계법인 실사에서 회수율이 최대 50~60%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실제 회수율은 이보다 더 낮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에어부산은 감사보고서에 총손실액을 146억9246억원으로 계산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1월 우선협상자 선정 이전 진행된 실사에서 에어부산의 라임운용 펀드 가입 사실은 인지했지만, 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점은 설명받지 못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부산이 라임 펀드에 가입한 것은 2016년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금호고속을 인수할 때 라임운용이 적잖은 공을 세웠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라임운용은 금호그룹이 칸서스-KHB펀드로부터 금호고속을 되사올 때 지불한 4000억원 중 74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지원했다. 최근 라임 펀드를 1조원 넘게 팔아 논란이 되고 있는 장모 전 대신증권(003540)반포WM센터장도 개인투자자로부터 300억원을 모아 이 펀드에 투자했다. 당시 인수금융펀드는 11%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해산해 '윈윈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라임 펀드에 가입한 것은 에어부산뿐만이 아니다. 다른 계열사인 아시아나IDT(267850)와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개발, 에어서울, 금호속리산고속 등도 2017~18년 라임 펀드에 가입했다. 펀드 가입 규모는 총 698억원 정도다. 다만 에어부산 외 다른 계열사들은 지난해 4~5월 수익을 실현하면서 모두 펀드를 환매했다.

전문가들은 딜(Deal) 규모를 감안할 때 에어부산의 라임펀드 투자 건만으로 계약을 무산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2조101억원을 들여 아시아나항공 지분 61.5%를 인수할 계획이고, 공동 인수자인 미래에셋대우(006800)는 4899억원을 들여 15%를 확보할 방침이다.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계약이 200억원때문에 좌초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대규모 부실이 추가로 드러나면 국면이 전환될 수도 있다. 이미 사실로 드러난 것도 있다. 라임운용의 아바타(복제)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의 포트코리아런앤히트6호 펀드는 지난해 3월 아시아나의 850억원 영구채 발행 때 60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 펀드에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가 300억원 규모로 후순위로 참여했다. 아시아나항공 영구채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후순위로 참여한 계열사들이 일차적으로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말 추가 부실이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라며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이나 미래에셋대우 등이 인수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어 추가 부실 논란 또한 인수가격을 깎기 위한 움직임일 수 있다"고 했다.

안재만 기자(hoonp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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