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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배민 “월정액 광고가 이상한 방식”… 사과했지만 ‘정률제’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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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개선책 발표 일정도 말 아껴

세계일보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배민라이더스 중부지사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 뉴스1


수수료 ‘꼼수’ 인상 논란으로 비판 여론에 거세지자 배달의민족 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세업자들의 영업환경이 많이 어려워진 상황에 배려가 없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배민은 10년간 배달 시장 사업을 계속 잘 키워 1등이었는데도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를 받아왔다. 업주들이나 라이더들도 저희 플랫폼으로 어떤 광고 마케팅 툴보다 높은 효과를 올리시니 저희 앱을 쓴 것”이라고 항변했다. 다만 문제가 된 정률제는 폐지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으며, 수수료 개선책을 언제 발표할 것인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박태희 상무는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픈서비스’(개편한 수수료 정책)에 적용되는 5.8% 수수료율이 동종업계 세계 최저 수준, 반의 반도 안 되는 가격”이라며 “개편으로 그동안 많은 깃발에 눌려서 주문 증가 효과를 누리지 못했던 영세 상인들의 주문이 늘어난다, 여기에 저희가 너무 주목한 나머지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분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것 아닌가”라고 전날 대표 명의로 공식 사과한 이유를 밝혔다.

박 상무는 이어 “더군다나 작년에 12월 초에 ‘이 제도를 내년 4월부터 한다’고 했을 때 거의 반발이랄까 불만들이 별로 없으셨다”며 “이렇게 불만들이 있으신 건 코로나19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영업 환경이 많이 어려워지셨다.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배려가 없이 저희가 제도를 시작했구나 해서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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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률제 백지화, 어려워… 전세계 요금제 다 수수료 기반”

박 상무는 ‘정률제 백지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14만 입점 업소 중 10만곳이 이미 오픈서비스에 가입을 신청하셔서 주문이 현재 일어나고 있다. 이걸 되돌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깃발 꽂기 폐해는 너무나 명확하다. 자금력 있는 업소가 앱상에서 가게 이름을 앞쪽에 차지하고 반복 노출하면서 주문마저도 독식하는 현상은 분명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목해주셔야 할 것은 전 세계 주요 플랫폼 업체들의 기본요금제는 다 수수료 기반”이라며 “월정액 광고료는 그게 이상한 방식이다. 저희 앱에서 주문이 성사돼서 식당 주인들에게 이익이 생길 때 저희 앱에도 소액의 매출이라도 일어나는 게 가장 합리적인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정률제 요율 하락에 대해선 “모든 걸 열어놓고 개선책을 강구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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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독과점 횡포와 관련해 지난 6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배달앱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 대책회의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10년간 가장 낮은 수수료, 업주들 최고 마케팅 효과”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에서 ‘배달 공공앱’ 개발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선 “저희가 말씀드릴 대목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박 상무는 다만 “정말 꼭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저희가 배달앱을 시작한 10년 동안 국내에서는 이 사업을 제일 잘 키워서 사실은 계속 1등이었다. 저희는 그 10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율을 받아왔고 지금도 받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저희 앱을 통해서만 음식점 손님들에게 들어간 주문이 8조5700억원어치다. 그분들(업주들)이 다른 어떤 광고 마케팅 툴보다 저희 앱에 이름을 올리시는 게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셨고 저희는 너무 감사드리고 있다”며 “저희 플랫폼 이용 주체 중에 라이더님도 계시잖나. 저희가 적자가 나도 가급적 그분들께 높은 수익을 보장해드리려고 하는 것이 저희의 플랫폼 운영 철학”이라고 알렸다.

한편 박 상무는 개선책 발표 시점은 ‘성급한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은 개선책을 준비하는 단계”라며 “조급하게 만들지 않을 거고 외식업 단체, 소상공인 등의 말씀을 깊이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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