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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한민족이라 하지마”…소비자, 배달의민족 탈퇴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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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은 새로 도입한 요금제가 ‘꼼수 수수료 인상’이라는 비판을 받자 공식 사과하고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앱스토어 ‘배달의민족’ 리뷰


배달의민족은 1일부터 앱 화면 상단에 3개만 노출해 온 오픈서비스를 무제한 배치하고 수수료를 6.8%에서 5.8%로 1%포인트 내렸다. 대신 월 8만8000원 정액 광고료를 내는 울트라콜 사용을 3건으로 제한했다. 기존엔 매출에 상관없이 일정 금액을 냈지만 정률제가 적용되면 매출이 높은 가게일수록 수수료가 늘어난다.

배달의민족 측은 새로운 요금제를 적용한 이유에 대해 “일부 지역은 월 1000만원 이상 광고비를 내고 깃발을 200개 이상 꽂는 업체가 등장할 정도”라며 “이로 인해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소상공인들은 배민 앱 화면에서 노출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주문 증가 효과도 누릴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5.8%는 국내·외 배달 앱 업계의 통상적인 수수료 수준보다 낮다”라며 “새 요금 체계 시행 전 자체 시행한 시뮬레이션에서는 가입 외식업주 중 52.8%가 배달의민족에 내는 광고비를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업주들의 생각은 달랐다. 배달의민족의 새 요금제가 수수료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반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은 독점앱에 종속돼 이제는 불만도 제기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릴 것이고, 소비자 가격 인상도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의 계산에 따르면 월 매출 1000만원의 업소가 기존 울트라콜 3~4건을 이용하면서 26~35만원 가량의 광고비를 지불했다. 하지만 새로운 요금제 이용 후 광고 비용은 58만원을 늘었다.

배달의민족 새 요금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정치권까지 개입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독과점의 횡포”라며 군산시가 운영하는 ‘배달의 명수’와 같은 공공배달앱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배달의 민족에게 데이터를 뽑아달라고 요청했고 팩트체크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결국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6일 입장문을 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식업주가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 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분들에 대한 보호책을 포함해 여러 측면으로 보완 방안을 찾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새로운 요금졔 폐지 계획은 없어 보인다. 박태희 우아한형제들 상무는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새로운 요금제를 폐지하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이미 4월 1일에 시행됐다. 저희 입점 업소 14만개 중 이미 10만 곳 이상이 신청해서 주문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걸 되돌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왜냐하면 깃발 꽂기 폐해는 너무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깃발 꽂기는 많게는 수백개씩 꽂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이 화면에 앞쪽을 장악을 하고 노출 빈도를 장악하면 그런 깃발에 밀려난 깃발을 한 개, 두 개밖에 못 꽂는 분들은 매출, 저희 앱에서 뒤쪽으로 밀려나서 잘 안 보이기 때문에 그래서 그거를 수십 개, 수백 개씩 꽂는 것을 그렇게 할 수 없도록 3개 이내로 제한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상무는 모든 업주들이 반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다 반발하지 않는다. 그런 반응들이 막 오고 있다. 뭐냐면 나는 깃발 2개로 그동안 배민에서 영업했는데 오픈서비스 중심으로 바뀌고 나서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역대급 매출 주문이 들어왔다고 했다. 특히 소상공인, 특히 영세하신 분들일수록 깃발을 그동안 많이 꽂지 못했던 분들일수록, 신규 창업자일수록 주문이 되게 늘어났다는 게 저희에게 반응이 막 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박 상무는 “지난 1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를 받아왔고 지금도 받고 있다. 이렇게 낮은 플랫폼 이용료를 받는 이유는 저희 앱을 이용하시는 분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때 저희 플랫폼을 사용하시기 때문에 그렇다. 플랫폼 기업의 숙명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업주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온라인에서는 “‘배달의민족’ 앱을 지웠다”라는 인증 글이 올라오고 있다. 앱스토어 ‘배달의민족’ 리뷰에도 악평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시국에 자영업자 다 힘들어 죽겠다는데. 기존 수수료를 내려줘도 모자랄 판에”, “가게로 직접 주문 전화하렵니다. 삭제 완료”, “초심을 버렸네요. 한국인들의 특징인 배달을 포인트로 한민족인 척 호감을 사는 듯했더니 지금처럼 힘들고 위급한 시기에. 정말 실망이다. 배달의민족 앱 덕분에 배달료 올라서 맘 편하게 시켜 먹기도 힘든 슬픈 현실이 된 거 아냐”, “민족민족 거리지 마라” 등의 리뷰 글이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에서는 단골 가게에 ‘앱’ 주문이 아닌 ‘전화주문’을 하자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네이버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같이 힘든 와중에 사장님들 힘내시라고 이제 앱 안 쓰고 전화주문만 당분간 계속 할 거다”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은 “배달의민족 앱을 메뉴판으로 생각할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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