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황을 볼 수 있는 관리재정수지가 올 2월 29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재정건전성은 더 나빠질 전망이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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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확산한 올 2월 나라 곳간 사정도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은 덜 걷혔는데 씀씀이는 늘었다. 2월 중앙정부 채무는 725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준비하면서 나라 곳간 사정은 더 나빠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7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4월호’에 따르면 올 2월 재정 총수입은 26조5000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00억원 늘었다. 그러나 총수입 가운데 국세 수입은 10조3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8000억원 줄었다.
적자난 나라 곳간. 그래픽=신재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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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26조6000억원 적자를 냈다.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황을 볼 수 있는 관리재정수지도 29조3000억원 적자로 2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고용보험 기금 등 사회 보장성 기금의 수지를 뺀 값이다.
2월 지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조2000억원 늘어난 5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어려운 경기 상황에 연초부터 재정을 조기 집행한 결과다.
2월 세수 중에서는 부가가치세가 4조8000억원 덜 걷혔다. 기업의 수출·설비투자 등에 대한 환급 지급액이 늘어 전년 동기 대비 2조2000억원 감소한 탓이다. 법인세 세수도 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00억원 줄었다. 반면 소득세는 1조2000억원 증가한 9조7000억원이 걷힌 것으로 조사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 증가로 양도소득세 세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체 세수가 줄었지만 코로나19 악재에 정부는 11조7000억원 규모의 ‘코로나 극복 추경’을 편성하는 등 씀씀이를 더 키웠다. 지난달 30일에는 경제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비롯한 국민의 소득 보전·소비 진작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까지 결정하면서 재정건전성은 더 악화할 전망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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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1차 추경만으로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1.2%를 찍게 된다. 국가채무비율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40%를 사상 처음으로 넘긴다.
2차 추경에 들어갈 재원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 사태로 집행 부진이 예상되는 사업, 유가·금리 하락 등으로 소요가 줄어든 사업 등의 구조조정으로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 지급하자”는 주장이 나오며 추가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2차 추경 등 이미 벌어진 위기를 넘기는 데에는 가계·기업에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등 확장적 재정 지출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된 뒤에도 경제가 계속 수렁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선 향후 정부의 지출 기조 자체를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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