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들 지지 속 앱 가입자·주문 수 ‘폭증’
전북 군산시 공공 배달 앱 ‘배달의 명수’. 군산시 제공 |
국내 최대 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의 수수료 인상에 소상공인이 반발하는 가운데 전북 군산시가 최근 출시한 공공 배달 앱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 향후 성과에 눈길이 쏠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같은 유력 정치인이 배민을 겨냥, “독과점의 횡포”라고 비판하고 나선 바 있어 더욱 주목을 받는다.
5일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출시한 공공 배달 앱 ‘배달의 명수’는 지난 2일까지 20여일 동안 총 5344건의 주문을 처리했다. 금액으로는 1억2700여만원어치에 해당한다.
출시 후 첫 주말 이틀 동안 하루 평균 242건이었던 주문 건수가 보름 만에 355건으로 50%가량 증가했다. 그러자 이 앱에 가입한 군산시민도 5138명에서 지난달 말 기준 1만8654명으로 3배 이상 폭증했다.
이처럼 ‘배달의 명수’가 거대한 민간 배달 앱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은 무엇보다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상공인은 민간 배달 앱과 달리 이용 수수료와 광고료를 한 푼도 낼 필요가 없다. 소비자들도 민간의 배달 앱에서는 받아주지 않는 ‘군산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음식값을 10% 할인받는 혜택을 누린다.
군산시는 업소들이 ‘배달의 명수’를 통해 1곳당 월평균 25만원 이상을 아낄 것으로 추산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운데)가 경기도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
마침 배민이 수수료 체계를 정액제에서 건당 부과 방식으로 바꾸면서 소상공인들로부터 ‘꼼수 가격 인상’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것과 맞물려 주목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근 논평에서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정률제”라며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최근 “중개 수수료로 배를 불리는 (민간) 배달 앱 대신 군산시의 공공 배달 앱을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운영해달라”고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배민을 겨냥, “독과점의 횡포”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공정한 경쟁질서를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국가의 역할”이라며 해결 의지를 보였다.
이 지사는 글에서 “독과점과 불공정 거래로 불평등과 격차를 키우면 결국 시장경제 생태계가 망가지고 그 업체도 손해를 본다”며 “독과점 배달앱이 횡포를 억제하고 합리적 경쟁체계를 만드는 방법을 강구해야겠다”고 밝혀 수수료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태훈·박유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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