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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단독]'라임 판매' 전 증권사 센터장, 피해자에 "그건 작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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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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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중단된 라임자산운용(라임) 사모펀드를 1조원 규모로 판매한 장모 전 대신증권 센터장이 피해자들에게 라임 펀드 연관 회사들을 ‘작전주’로 꼽으며 주식 매수를 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 전 센터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가 조작에도 가담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 전 센터장은 피해자들에게 전 청와대 행정관이 금융감독원 관련 라임 문제를 무마했다고 말한 인물이다.

3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문자 메시지 교신 내역을 보면 장 전 센터장은 지난해 12월 펀드 환매중단 피해자에게 블러썸엠앤씨 주식에 대해 “그건 작전(주)”이라고 답했다. 해당 주식이 주가 조작 대상이 되는 주식이라는 뜻이다. 블러썸엠앤씨는 라임이 투자한 회사 중 한 곳이다. 장 전 센터장은 이 피해자에게 블러썸엠앤씨 주식을 사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장 전 센터장은 지난해 12월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리드와 에스모, 블러썸엠앤씨 등의 주식을 사라고 권했다. 그 중 블러썸엔앰씨 주식 매수를 강조했다고 한다. 블러썸엠앤씨를 비롯해 리드, 에스모는 라임이 투자해 펀드 자금이 흘러간 곳이다. 장 전 센터장은 라임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확산되자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는 과정에서 이 같은 말을 했다. 피해자들은 관련 자료를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한 상태다.

피해자 측은 장 전 센터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라임 펀드와 관련된 회사 주가 조작(자본시장법 위반)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우리 김정철 변호사는 “장 전 센터장이 언급한 회사들은 라임이 투자한 곳인 데다 펀드 판매사(증권사) 임직원인 그는 미공개 정보 수용자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전 센터장이 담당한 센터가 주식이 아닌 펀드를 판매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프라이빗뱅커(PB)로서 일반적인 업무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피해자 측은 판매사가 라임의 자산 운용에 관여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 변호사는 “판매사 측이 펀드와 관여된 주식 매수를 권유했다는 것은 판매사가 라임의 자산 운용에 깊숙이 개입해 있다는 정황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장 전 센터장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장 전 센터장이 실제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가 조작에 개입한 것인지, 이같은 주식 매수 권유 행위가 장 전 센터장의 업무 범위 밖에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향후 검찰 수사에서 가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라임과 관련한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은 라임 펀드 자금이 투자된 회사의 주가를 조작해 수십억원의 이득을 취한 일당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1일 구속했다. 전날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의 측근인 김모 전 라임 본부장에 대해서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하이소닉에 투자한 혐의와 스타모빌리티 전환사채(CB) 대금을 다른 용도로 전용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주가조작 일당인 이씨 등 4명은 라임 펀드 자금이 투자된 회사 주식을 시세조종하는 방법으로 주가를 부양한 후, 고가에 매도해 수십억원의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무자본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를 인수하고 허위 공시로 주가를 띄우는 등 수법으로 시세조종을 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라임자산운용에서 비공개 브리핑을 열고 라임의 환매중단 사모펀드인 ‘플루토 TF-1’ 펀드(무역금융펀드) 회계 실사 잠정 결과를 라임 및 각 판매사 담당자들에게 설명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2월 라임의 또 다른 환매중단 펀드인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 펀드 실사를 마친 뒤 보고서를 작성했다.

다만 이날 실사가 마무리되리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삼일회계법인은 투자금 회수율을 정하지 못했다. 라임은 이날 판매사 측에게 “해외 펀드와 거래 상대방에 대한 분석이 충분히 이뤄지려면 대내외 여건상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추가 실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투자된 금액은 6000억원 정도로 이 중 절반 이상은 손실이 확정됐으며 추가 손실도 우려된다.

이보라·윤승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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