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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반만 통한 트럼프의 중재…롤러코스터 유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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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태도변화 가능성 주목

복잡해진 논의 구도는 걸림돌

시장 불확실성 커졌다 시각도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간 유가전쟁에 적극 개입하면서 추락하던 유가를 일단 방향을 되돌려 놓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설익은 중재가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와 러시아가 최대 1500만배럴 감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CNBC방송에 자신이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대화를 했다면서 1500만배럴 감산 가능성을 재차 확인했다.

곧 이어 사우디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은 물론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을 포함한 OPEC+ 긴급회의를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사우디와 러시아간 감산 합의 실패에 따른 주요 산유국의 각자도생식 공격적 증산으로 배럴당 20달러 수준까지 급락한 국제유가가 반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된 것이다.

특히 그간 미국을 외면하고 증산을 고집해온 사우디의 태도가 변한 점이 주목된다. 미국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나서 빈 살만 왕세자에게 직접 증산 철회를 요구했으며, 심지어 상원의원 2명은 사우디 주둔 미군 철수 법안까지 제출하는 등 지속적으로 사우디를 압박해 왔다.

비록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예고대로 전날부터 하루 생산량을 1200만배럴 이상 늘렸지만 이날 국제 원유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찬 트위터에 더 무게를 실었다. 그간 국제유가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만큼은 확실한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 안정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당장 러시아 측은 사우디와 대화 사실을 부인했다. 사우디의 긴급회의 요청 역시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 등 그간 OPEC+의 산유량 조정에 동참하지 않은 나라들까지 참여하는 ‘공정한 합의’를 강조했단 점에서 논의를 오히려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우디의 요구는 다른 나라들도 참여할 경우에만 감산을 하겠단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글로벌 합의를 위해 미국 생산량을 제한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에 합의하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감소라는 구조적 한계에 부닥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로 공장은 문을 닫고 비행기는 날지 않는 등 석유 수요가 감소했다면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휴전을 하더라도 시장을 변화시키는데 도움이 거의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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