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 침체 분위기에 역풍 맞을라…로고송 사용 두고 눈치 보기 급급
발라드곡·소리 최대한 작게·직접 기타 들고 노래 등 대책 고민
[연합뉴스 자료사진] |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 전국 각지에서 '로고송'을 틀지를 두고 후보 간 눈치 보기가 한창이었다.
선거 때면 후보를 알리고, 한 번이라도 더 이목을 끌려는 로고송 경쟁이 치열한 법이다.
하지만 이번 총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조용하고 차분한 선거전이 펼쳐지면서 요란한 로고송 경쟁이 자취를 감췄다.
일부 후보는 혹시 유권자의 반감이라도 살까 봐 애써 준비한 로고송을 아예 틀지도 못하고 난감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기존에 발표된 인기 가요를 바탕으로 로고송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저작권료와 인격권료, 제작비용을 포함해 보통 곡당 200만∼250만원 정도가 든다.
후보 한 명당 보통 1∼2곡의 로고송을 만들어 유세 현장의 상황에 따라 적절히 사용한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 역시 대부분 로고송을 사전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역 의원 간 맞대결로 눈길을 끄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정우택 후보는 자신의 이름에서 착안해 만화 캐릭터 '로봇 태권V'를 활용한 '정우택권V'라는 로고를 쓰고 있다.
로고송도 '로봇 태권V' 주제가를 개사해 만들었다. 인물, 정권심판, 안전·환경, 복지·일자리 등 총 4가지 버전으로 준비했다.
그러나 이 로고송을 언제부터 사용할지는 시점을 정하지 못했다.
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국에 튀는 선거는 오히려 눈총을 받을 수 있어 고민 중"이라며 "로고송을 틀게 돼도 최대한 볼륨을 작게 해 유권자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와 맞붙은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후보는 어수선한 시국을 고려해 빠르고 경쾌한 노래가 아닌 미디어 템포의 발라드곡인 서영은의 '혼자가 아닌 나'를 로고송으로 선택했다.
가사도 '다시 힘을 내자', '포기하지 말자', '이겨낼 수 있다' 등 현 시국에 맞게 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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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 후보 측과 마찬가지로 실제 유세 현장에서는 아직 사용하지 못했다.
도 후보 캠프 관계자는 "중앙당 차원에서 '조용한 선거'를 원칙으로 세운 만큼 그에 따라 로고송 사용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부산 남구을 박재호 후보는 4년 전 선거 때 주목받은 로고송을 올해도 쓰기로 했다.
대중가요 '서울의 모정'이라는 곡에 '박재호가 된다 랄라랄라라'가 무한 반복되는 중독적인 가사를 입혔다.
하지만 박 후보도 조용한 선거 분위기여서 현재까지 로고송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통합당 부산 해운대갑 하태경 후보와 민주당 충북 제천·단양 이후삼 후보 등은 아예 로고송 없는 선거를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조용한 선거운동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일부 후보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자신을 알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민주당 대전 유성갑 조승래 후보는 가수 전인권의 '걱정하지 말아요'를 로고송으로 골랐다.
다만 요란하지 않게 조 후보가 직접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로 시작하는 노랫말처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직접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 캠프 측의 설명이다.
조 후보 캠프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차원에서 유세, 율동, 선거운동원 한자리 모이기 등 3가지가 없는 '3무(無)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민중당 울산 동구 김종훈 후보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엄마 이야기를 로고송으로 담아 눈길을 끈다.
김 후보는 '엄마는 영웅' 로고송에서 '코로나 때문에 힘든 당신 우리의 엄마들도 영웅입니다. 엄마 맘 알아주는 김종훈 동구는 민중당 김종훈'이라고 홍보했다.
(장영은 전창해 차근호 한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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