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굽이 S자형 음주단속 현장 마주치자 도주하다 적발
일반 운전자도 급브레이크에 삼각뿔 들이받고 쩔쩔매
S자 음주단속 3월 13일부터 도입된 이후 단속횟수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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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속 운전대 잡은 음주운전자들 잇따라 적발
코로나19 사태 속 음주운전을 근절하기 위해 S자형 음주단속까지 등장한 가운데 지난 31일 광주광역시 서구의 한 도로에서 경찰이 음주 단속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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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오후 9시 45분쯤 광주광역시 서구의 한 도로. 거리에 마련된 S자형 음주단속 구간에 진입하던 한 차량이 급히 불법 유턴해 도망쳤다. 곧바로 사이렌을 울리며 쫓아간 경찰차에 붙잡혀 온 운전자는 경찰에게 받아든 생수병을 들고 입을 헹궜다. 음주측정 결과는 혈중알코올농도 0.028%.
이 운전자는 훈방에 해당하는 수치가 나와 불법 유턴 벌금 6만원만 고지받고 풀려났다. 그는 경찰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뒤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단속현장을 떠났다.
첫 도주차량이 발생한 지 10분 만에 고급 외제차량이 불법 유턴해 단속현장을 달아났다가 붙잡혔다. 운전자는 맥주 4~5잔을 마셨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048%로 운전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는 임시 면허증을 발급받아 40일 동안 운전할 수 있다는 경찰의 말을 들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음주단속을 안 할 것이라 생각하고 운전대를 잡는 양심 불량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음주단속은 매일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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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브레이크에 라바콘 들이받고 일반 운전자도 쩔쩔
코로나19 사태 속 음주운전을 근절하기 위해 S자형 음주단속까지 등장한 가운데 지난 31일 광주광역시 서구의 한 도로에서 경찰이 음주 단속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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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모든 운전자에게 음주측정기를 들이밀기는 어렵다. 경찰이 내놓은 대안이 음주 운전자들의 운전능력을 시험하는 형태의 S자형 도로 단속.
S자형 음주단속 구간의 넓이에 대한 규정은 없지만, 시내버스가 간신히 지날 정도의 넓이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경찰 관계자는 "편도 2차선 정도 도로여야지 S자형 구간을 설치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단속 안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술을 마시지 않은 운전자들이 S자형 단속구간에서 쩔쩔매 경찰의 검문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잦았다. 첫 코너에서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라바콘(삼각뿔 형태 장애물)을 긁으면서 운전하는 경우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 운전자는 그냥 보내지만, 창문을 열고 대화해보면 혀가 풀렸는지 금세 눈치채기 때문에 음주운전은 잡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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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자 심리 노리는 S자형 단속
단속현장에 나선 경찰들은 "술을 마셔도 운전만 잘하면 안 걸릴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경찰들은 타이어 돌아가는 것만 봐도 다 안다"며 "음주단속 현장을 본 순간 10대 중 9대는 멈칫하거나 이상행동을 보인다. 훈방과 정지처분을 받은 운전자들도 술은 얼마 안 마셨지만 결국 잡혔다"고 말했다.
단속 경찰관이 적발을 장담한 지 10분 정도 지났을 때 S자형 도로에 진입한 한 차량이 제지를 받았다. S자형 구간에 진입하면서 순간적으로 멈칫하는 모습을 보고 음주운전을 직감한 단속 경찰관의 판단이었다. "술 드셨죠"란 경찰관의 물음에 운전자는 "마셨다"고 답했다. 경찰이 출구를 막고 내리라고 한순간 운전자가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차량이 더 가속했다면 여러 경찰이 차량에 깔릴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관이 막아서도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경우가 많아 절대 혼자서 단속 안 시킨다"고 했다. 이 운전자는 경찰에게 소주 3~4컵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091%로 운전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운전자는 자신의 집을 불과 1㎞ 남겨둔 곳에서 단속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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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자형 음주단속 도입 뒤 단속 횟수 더 늘어
코로나19 속 음주운전을 근절하기 위해 S자형 음주단속까지 등장한 가운데 지난 31일 광주광역시 서구의 한 도로에서 경찰이 음주 단속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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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자형 음주단속은 지난달 13일부터 광주·인천·울산·전북 등 각 지역 경찰청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광주 경찰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인 지난 1월 364건의 음주단속을 했지만, 2월 사태가 악화하면서 208회로 줄었다. 3월 들어 S자형 음주단속이 활용되자 374회로 1월 단속 횟수보다 더 늘었다.
김석필 광주 서부경찰서 교통안전계 팀장은 "음주단속에 적발되면 체온계로 발열 검사부터 해 대원과 시민의 안전부터 챙기고 있다"며 "경찰이 단속해서 적발하기보다 시민들 스스로 음주운전을 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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