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00만원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 하위 70%는 대략적으로 4인 가구 기준 700만원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마저도 아직 확실한 기준이 아닌 정부의 추정치다. 정부가 소득기준에 자산을 어떻게 반영할지 확실히 정하지 못해 '현금부자' '자영업자'들만 이득을 볼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재난지원금 20%의 재원을 부담하라는 정부 방침에 재정부담을 우려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줄줄이 반발하면서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장'으로 변해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31일 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은) 정확하게 해봐야겠지만, 대강 봐서 (4인 가구 기준으로) 700만원 정도 소득 밑인 분들이 될 것"이라며 "70% 정도 되면 중위소득 기준으로 150%가 되고, 월 기준 710만원 정도를 넘어가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대략적으로 월 소득이 700만원을 넘지 않을 경우 확실한 수혜층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중위소득(소득순으로 줄 세웠을 때 가운데 위치)의 150%를 초과하는 가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9.1%다.
따라서 소득 하위 70%는 중위소득의 150%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구 차관의 얘기다. 구 차관은 소득기준에 보유자산을 반영할지와 관련해서도 "시간이 많고 넉넉하면 재산, 금융소득, 자동차(자동차 가액 자료)를 넣을 수 있지만, 이것(지원금)은 긴급성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없어서 아파트·예금·자동차 등을 모두 소득으로 정밀하게 환산해서 반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거액의 부동산과 예금 등 자산이 소득으로 환산되지 않을 경우 가뜩이나 지원을 못 받는 맞벌이 부부 등 나머지 30%의 불만에 이어 '현금부자' '자영업자'들이 자산 없는 월급쟁이들의 세금을 털어간다는 비난이 쇄도할 전망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는 이날 "다음주까지 산정기준을 신속히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지자체들은 필요 재원의 20%를 분담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 방침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지용 기자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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