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고용위기 현실로...숙박음식·여행업 종사자 감소폭 가장 커

2월 사업체 종사자 증가율 둔화, 0.9%로 역대 최저…대구·경북도 줄어 임서정 차관 "코로나19 영향 조금씩 나타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달 숙박음식업과 여행업, 공연업 종사자 수가 줄줄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수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증가 폭이 0.9%로 둔화하면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부가 31일 발표한 2020년 2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을 기준으로 국내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는 1848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16만3000명(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정부가 월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를 시작한 2009년 이후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이번 조사 결과는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경보가 1월 27일 '경계'로, 2월 23일 '심각'으로 격상된 이후 처음으로 집계된 사업체 고용 지표"라며 "코로나19의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월 사업체 노동력 종사자 수 조사 결과

종사자 수 증가율 둔화세는 소규모 영세 사업장에서 두드러졌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300인 이상 대기업 종사자는 291만명으로, 6만5000명(2.3%) 증가했지만 300인 미만 중소기업 종사자는 1557만9000명으로, 9만8000명(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300인 미만 사업체 종사자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 폭은 지난 1월(22만10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중 30인 미만 영세 사업체 종사자의 증가 폭이 11만명에 그쳐 1월(22만8000명)보다 대폭 줄었다.

업종별로는 호텔업을 포함한 숙박·음식점업 종사자가 120만8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만3000명(4.2%)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여행업과 렌터카업을 포함한 사업시설·임대서비스업 종사자(113만2000명)도 1만2000명(1.0%) 줄었고, 공연업을 포함한 예술·스포츠서비스업(31만1000명)도 6000명(2.0%) 감소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 불안 우려가 큰 여행업, 관광숙박업, 관광운송업, 공연업 등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했다.

고용 위기에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종사자들은 입직보다 이직이 더 많았다.

지난달 전체 입사자는 79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8만1000명(11.3%) 증가했지만 이직자는 93만1000명으로, 20만8000명(28.8%) 급증했다. 새 일자리를 얻은 사람보다 직장을 옮긴 사람이 더 많아진 셈이다.

시·도별로는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대구와 경북에서 종사자 수가 각각 1000명, 2000명 줄었다. 주로 숙박·음식업과 도·소매업 종사자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서정 차관은 "코로나19에 의한 경제활동 위축이 고용 상황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우리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광범위한 계층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ajunews.com

원승일 won@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