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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사회적 거리두기, 종교도 예외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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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서울 구로구 만민중앙교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진자 수가 22명으로 늘어나면서 종교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 조사에 따르면 만민중앙교회 확진자들은 지난 5일 전남 무안에 있는 무안만민중앙교회 20주년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시점에 집단으로 모이는 종교 행사가 열렸고 여기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되는 구로 교인들은 70명 가량이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최근 종교계에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일부가 현장 종교의식을 강행했고 이를 통해 실제 확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서울시가 교회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284곳에서 384개의 예방·방역수칙 미이행사항을 적발해 공무원들이 행정지도를 하기도 했다. 종교모임으로 인한 ‘집단감염’이 단순한 우려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사례에서 증명됐다. 오프라인 예배를 강행한 서울 명륜교회, 동안교회, 성남 은혜의강교회, 생명수교회에서 잇달아 확진자가 나왔다. 은혜의강교회의 경우 2·3차 감염으로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관련 확진자 수는 73명으로 늘어났다.

종교계에서도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왔다. 한국천주교는 236년 만에 자발적으로 전국의 미사를 중단했고, 불교계 역시 사찰의 대중법회는 물론 모든 행사와 모임을 중단했다. 기독교도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주일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지침을 따르지 않은 일부 종교행사는 문제가 되고 있다.

신도들이 행하는 종교의식은 고유의 가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작금의 사태에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에 종교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지금은 국민의 건강과 안위를 위한 협조가 더욱 절실한 시기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삼가는 것은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기본 교리다. 간신히 전파 속도를 완화한 상황에서 집단 감염의 추가 발생을 막을 수 있도록 한국 종교계의 ‘사회적 동참’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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