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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재난지원금, 효과 있을까…"단기 숨통 트이겠지만, 포스트 코로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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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재난지원금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 낮다고 평가

"비상 시국에는 저축 성향 강해져, 쿠폰 뿌리면 그만큼 현금 소비 줄일 것"

"일자리 무너지면 모든 지원 무용" "기업 구조조정 前 선제대응 중요"

"재원 어떻게 메꿀지 고민 시작해야"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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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장세희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긴급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70% 가구에 지급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규모 재정 지출 대비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소득 감소는 물론 기업의 구조조정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현금성 지원이 소비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 시작할 때 쓸 실탄 마련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불확실성 높을 땐 소비보다 저축할 가능성 ↑" 효과 우려= 30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제3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에 따른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 따라 정부는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4인 기준 최대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현금 및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관계 부처와 국회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속도를 내고, 관련 재원은 대부분 정부 예산 조정을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실제 지급은 총선 직후인 4월 중순께 국회 처리를 거쳐 다음 달 내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지원금 효과의 핵심은 풀린 재정이 정부의 의도대로 곧장 시장에서 쓰일지인데, 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재난 상황이 이어지는 데다 고용까지 불안해 대부분 저축으로 향할 것이라는 의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의 직접 지원은 통상적인 경기 사이클을 전제로 할 때만 소비로 이어진다"면서 "지금처럼 모든 것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을 때는 저축 또는 비축하려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주 실장은 이어 "사용 기한을 둔 상품권이나 지역화폐로 지급하더라도 이를 당장의 생계비에 활용한 뒤 그만큼의 현금 지출은 다시 줄일 확률이 높다"이라면서 "결국 소비 규모는 커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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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맞은 8일 서울의 대표 재래시장인 남대문 시장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썰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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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무너지면 현금 지원 무용"= 정부의 재정 지원 목적이 더 명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소비 활성화를 통한 내수 시장 회복인지, 또는 생계에 위기를 겪는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의 일환인지를 사전에 분명히 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소득 하위 70%라는 대상은 그 메시지가 모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더 나아가 현금성 지원보다는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돌입하지 않도록 선제적 조치를 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모으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지원 방식에 있어 '기본소득'의 프레임에 빠져 있다"면서 "단순 소득보전, 고용 불안 해결 등 어느 한쪽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언제 쓸지 모르는 돈을 푸는 것보다는 무너질 경우 걷잡을 수 없어지는 기업과 고용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피는 것이 시급하고, 미국과 독일 등 주요국의 재정도 이를 향하고 있다"면서 "일자리가 사라진다면 현금 지원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정부가 안전판이 돼 지급보증 등에 적극 나서고, 기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특단의 조치로 일자리를 유지하는 게 핵심"이라면서 "고용시장이 안정을 찾아야 심리도, 소득도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주 실장 역시 "정부의 이번 대책의 목적이 내수 진작이라면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이고, 복지 측면이라면 그 대상을 더 압축했어야 한다"면서 "실업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중장기적인 내수 진작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구조적으로 2차 추경 편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회복기에 속도를 낼 실탄 부족도 문제로 꼽힌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소비쿠폰 등이 이미 1차 추경에서 풀린 와중에, 재원을 쓰고 어떻게 메꿀지에 대한 기본적인 설계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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