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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총선 D - 19]황교안 ‘공천 무리수 덮기’ 삼고초려…김종인 효과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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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원톱 선대위장’ 김종인 막판 영입 배경



경향신문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왼쪽)와 김종인 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6일 김 위원장 자택에서 악수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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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공천 개입’ 당내 비판에 중도 확장 노린 ‘반전 카드’

김 “경제민주화 얘기 못할 상황”…‘철새 이미지’ 걸림돌


미래통합당이 26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80)를 4·15 총선 ‘원톱’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김 전 대표는 황교안 당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총선 후보 등록 첫날 통합당행을 선택했다. 김 전 대표 영입은 당 공천관리위원회를 흔들며 ‘사천’ 논란을 빚는 등 당을 위기로 몰고 간 황 대표의 반전 카드란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김종인 효과’를 반신반의하고 있다. 통합당은 김 전 대표 영입을 통해 중도층 확장과 당력 결집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선 김 전 대표가 직전 총선에서 민주당 수장을 맡는 등 철새정치인, ‘정치 기술자’ 이미지가 강한 데다 선거 일정도 얼마 남지 않아 성과를 내는 구원투수가 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당 박형준·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전 대표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김 전 대표가 통합당 선대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며 “황 대표도 종로 선거에 집중해야 하는 시점이라 선거에 관한 전반적인 일은 김 전 대표에게 일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오는 29일부터 전권을 갖고 통합당 선거대책을 총괄한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지론인 ‘경제민주화’에 대해 “(비상시국인)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에서는 경제민주화를 앞세워서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 영입에는 황 대표의 삼고초려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에도 박·신 위원장과 함께 김 전 대표 자택을 방문해 설득했다. 황 대표는 지난달 28일과 지난 15일 김 전 대표를 만나 영입을 추진했지만 김 전 대표가 서울 강남을 등 일부 지역의 ‘공천 수정’을 요구하며 ‘김종인 카드’가 현실화하지 못했다. 한 달여 만에 김 전 대표 영입에 성공한 것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황 대표가 적의 수장을 데려오면서 중도층 확장이란 상징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종인 영입’ 배경에는 황 대표의 옹색한 상황이 자리하고 있다. 황 대표는 뒤늦게 당 공천에 개입하면서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을 사실상 내쫓았다. 지난 25일엔 공관위를 건너뛰고 최고위가 일부 지역을 직접 공천하는 무리수를 두기도 했다.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공천 명단에 반발해 지도부와 공관위를 모두 교체하고 확정된 비례 명단을 수정했다. 지역구·비례대표 공천 모두 유례없는 월권을 행사했고 이 때문에 당내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다.

최고위 결정으로 인천 연수을 공천에서 최종 배제된 민현주 전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황교안 대표가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에게 민경욱 의원의 공천을 부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폭로했다. 황 대표가 친황계로 분류되는 민 의원 공천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정병국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고위가 보여준 것은 권력을 잡은 이의 사심과 야욕이었다”고 지적했다. 경기 의왕·과천에 공천됐다가 최고위 결정으로 후보 자격이 무산된 이윤정 전 여의도연구원 퓨처포럼 공동대표는 법원에 공천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당 관계자는 “보수정당 사상 최악의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통합당 공천은 계파가 없고, 외압이 없고, 당 대표 사천이 없었던 3무(無) 공천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공천 잡음이 가라앉지 않자 황 대표가 상황 반전을 위해 ‘김종인 영입’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 관계자는 “김 전 대표는 이기는 곳을 선택할 줄 아는 이미지가 있다. 당 사기를 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김 전 대표는 기존 통합당 정책에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 철새정치인 이미지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순봉·임지선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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