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전 국회의장 회고로 파문 속
박홍근, 윤 대통령 발언 추가 공개
박홍근, “윤, 직접 해명해야”
대통령실 “국회의장이 멋대로 왜곡”
지난해 10월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김진표 당시 국회의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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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당시 저는 원내1당의 원내대표로서 국회의장을 수시로 만났다”며 “이번에 논란이 된 이태원 참사에 관한 대통령의 매우 잘못된 인식을 드러낸 대화도 메모장에 그대로 남아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2022년 12월 5일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두 분이 함께 참석한 후 오전 9시 15분경부터 30~35분가량 따로 만나서 나눴다”며 김 전 의장에게 듣고 기록한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동남아 식당이 조금 있는 이태원은 먹거리나 술집도 별로 없고 볼거리도 많지 않은데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MBC와 KBS, JTBC 등 좌파언론들이 사고 2~3일 전부터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이유도 의혹”이라고 김 전 의장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또 “지인의 부녀도 그런 기사를 보고 뒤늦게 구경하러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우발적 발생이 아닌 특정 세력이나 인사에 의한 범죄성 사건의 가능성을 의심으로 갖고 있다”면서 “의혹을 규명하지 않고 장관을 사퇴시키면 나중에 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좌파 주장에 말리는 꼴이니 정부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도 수사가 끝난 뒤 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무고한 159인의 죽음 앞에서 국민은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는데 대통령이 이와 같은 비상식적인 말을 내뱉을 거라고는 처음엔 곧이곧대로 믿기가 어려웠다”면서도 “김 전 의장이 평소 입이 매우 무겁고, 없는 말을 지어낼 분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의정활동을 같이 해본 사람은 다 알기에 제 메모를 확신해 왔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사회적 논란이나 법적 책임 때문에 수차례 사실관계를 검증했을 김 전 의장의 회고록에 실린 내용을 이번에 다시 확인하니 이젠 분명한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의원은 “제가 원내대표를 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극우 성향의 유튜브에 심취해 있다는 말은 여러 번 들었다”며 “국정 운영이 합리적인 이성과 판단이 아니라 극우 유튜버의 음모론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참으로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덧붙여 “이런 비정상적인 사고체계를 가진 대통령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겨야 한다니, 어두운 골목길에서 떼강도를 만난 것보다 더 끔찍하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남의 입이 아니라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대통령과 독대해 나눈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건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관계기관 회의 때마다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을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며 “특히 차선 한 개만 개방해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는데 열지 않은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고 덧붙였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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