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연구원 2월 동향 분석]
지난달 中企수출 0.5% 내리막
1월 제조업 생산은 10.3% 줄어
체감경기도 서비스업 중심 급랭
소상공인 BSI 금융위기 후 최저
"고용유지금 월 225만원으로"
절박한 中企, 지원금 확대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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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고용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게 수치로 확인되는 등 실물경제로 급속히 전이되고 있다. 코로나19 피해가 본격화되기도 전인 2월 수치가 이 정도로 안 좋게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닥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 10곳중 4곳은 코로나19가 지금처럼 이어지면 3개월을 버티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실물경제의 원상회복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는 것이다.
26일 중소기업연구원의 2월 중소기업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조업일수가 줄면서 일평균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0.5%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컸다. 1월 중소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대비 10.3% 감소했다. 코로나19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4월에 나오는 2월 수치는 더 악화될 전망이다. 보고서 집필책임을 맡은 정유탁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전체적인 조업일수가 평균 2.5일 감소한 데다 식료품과 전기장비의 감소 전환, 고무·플라스틱, 비금속 광물, 자동차 등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그나마 전년 동월대비 0.5% 소폭 상승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숙박·음식점의 매출 절벽 영향 등으로 상승 여력을 급격히 까먹었다.
체감경기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급격히 악화됐다. 중소기업의 경기실적을 나타내는 SBHI(중소기업건강도지수)는 2월 66.1로 전월보다 10.5포인트 급락했다. 제조업이 8.0포인트, 서비스업이 13.7포인트 급락한 영향이 컸다. 숙박·음식·도소매와 전시·스포츠 경기 등이 무관중으로 진행되거나 중단되면서 전체 체감경기 하락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지난 2015년 통계 개편 이후 최저다. 전년 동월 대비해서도 2.9포인트 하락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을 코로나19가 벼랑으로 몰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 경기실사지수(BSI)는 41.5로 전월대비 25.8포인트나 급락했다. 모든 업종의 BSI가 하락한 가운데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또 전년 동월대비 기준으로도 20.2포인트 하락하면서 3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정 책임연구원은 “전 업종 BSI가 악화됐고, 소매업이나 음식점업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BSI는 23.9로 전월대비 47.9포인트 급락했다. 특히 지난 2001년 전통시장 BSI를 집계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외부활동이 급감하다 보니 음식서비스와 생활용품 등을 중심한 온라인 소매판매는 증가 흐름이 지속됐다.
실물 생산과 체감경기가 모두 악화되다 보니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월 중기(300인 미만) 취업자는 2,422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34만1,000명이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둔화됐다. 특히 코로나19로 고객이 급감하면서 식당 등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는 14만5,000명이나 감소했다. 혼자 가게를 꾸려 가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14만9,000명으로 더 크게 늘면서 2월 고용이 4,000명 증가로 겨우 전환할 수 있었다. 1월 고용은 1만명 감소했다.
자금사정은 더 어렵다. 2월 중소제조업 자금사정 SBHI 실적치는 소기업이 64.9, 중기업이 73.5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매출이 급락하면서 인건비 등 자금수요는 커져 대출 증가세는 확대됐다. 2월 중기 대출은 전월대비 5조3,000억원 증가한 72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정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조업일수가 감소하고 고용과 수출에도 악영향이 미치고 있다”며 “체감지표에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가 지난 17~20일 407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관련 긴급 중소기업 경영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64.1%가 경영상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3개월 이상 감내할 수 없다는 기업은 42.1%였다. 6개월 이상은 버티기 어렵다는 답변은 70%에 달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보다 큰 피해를 받고 있다”며 고용유지지원금 한도 확대 등 특단 대책을 요구했다. 김 회장은 이날 ‘코로나19 위기극복 정책제언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시적으로라도 고용유지지원금 한도를 월 225만원까지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이 원금 만기 연장, 이자상환 유예, 금리인하, 신속한 대출에 신속하게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이 밖에도 영세 소상공인 사회보험료 지원과 직접지원 확대, 공공기관 발주·원자재 구매·수출 등 판로 확대 등도 요청했다. /이재명·양종곤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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