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래 환경부 장관(가운데)과 최문순 화천군수(오른쪽)가 지난 12일 강원도 화천군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화천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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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국민적 관심이 쏠린 사이 경기·강원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나 농심이 타들어 가고 있다. 이미 야생 멧돼지들에게 ASF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양돈농가 차단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2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와 연천, 강원도 철원과 화천 등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ASF 감염 멧돼지 수가 지난해부터 꾸준히 늘어 현재까지 400마리를 넘어섰다. 특히 2월 들어 감염 개체 수가 폭증했다.
감염 멧돼지 수는 지난해 10월 18마리, 11월 15마리, 12월 22마리에 불과했지만 올 1월 83마리로 늘더니 2월에 143마리로 급증했다. 3월 들어서도 지난 22일까지 130마리가 확인되는 등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대부분 포획보다는 사체를 통해 ASF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양돈농가에서 ASF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야생 멧돼지 감염 개체 수가 폭증하고 있어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자체별로 예찰 인원을 늘린 것과 비례해 사체 발견 역시 증가하고 이를 통해 ASF가 광범위하게 퍼졌다는 점도 드러나고 있다.
당국은 토양 등 환경 오염원에 대해서도 경계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사체가 발견된 주변 물이나 토양 등의 시료를 채취하면 거의 다 양성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이러한 오염원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봄철을 맞아 멧돼지 번식이 활발해지고 접경지역 영농활동이 늘면서 양돈농가 전파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강원 화천군 상서면에서 돼지 1000마리를 키우고 있는 홍순규 씨는 "작년부터 입식은 물론 분뇨조차 외부 반출이 안돼 농가들 피해가 상당하다"며 "이런 가운데 멧돼지를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자체도 양돈농가의 방역상태를 긴급 점검하고 나섰다. 경기도는 오는 4월 10일까지 관내 모든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울타리 설치와 생석회 살포, 출입구 차단 등 방역 조치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영농활동이 시작되는 만큼 ASF 발생지역을 출입하는 영농인을 대상으로 장화 갈아 신기, 소독시설 들르기 등의 준수사항도 살핀다.
강원도 역시 철원과 화천을 포함한 접경지역 91개 농가를 대상으로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야생 멧돼지가 광역울타리를 넘어 남하하지 못하도록 총기 포획도 강화했다. 또 군부대와 협조해 비무장지대(DMZ)와 민간인출입통제선 등 전파 매개체 유입 가능성이 있는 이동경로를 따라 방역관리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이미 접경지역은 ASF가 광범위하게 퍼진 것으로 추정되며 멧돼지 번식기와 영농철을 맞아 민가 접촉에 따른 확산이 우려된다"며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차단 방역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SF는 돼지만 발병하는 바이러스성 제1종 가축 전염병으로 급성일 경우 치사율이 100%에 달한다.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살처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16일 경기 파주에 처음으로 발병했다.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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