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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국민연금 기획-7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①역대 이사장 16명중 3명만 임기 채워...전문성 확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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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공단 출범 후 16명 거쳐가

재임 기간도 3개월부터 41개월

임기 채운 이사장은 단 3명뿐

세계 3대 연기금 수장 '수난사'

임추위 공모·심사 후 후보 선정

관료출신이 10명으로 가장 많아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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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윤서영 기자 =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일본 공적연금펀드, 노르웨이 국부펀드에 이어 세계 3대 연기금으로 꼽힌다. 지난해말 기준 누적 연금기금 적립금 규모는 무려 736조7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세계 3대 연기금을 이끄는 수장의 역사는 기금 규모와는 달리 다사다난했다.

역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16명 중 임기를 다 채운 수장은 3명에 불과하다. 국민연금 이시장 임기는 3년으로 경영실적에 따라 1년 연임을 할 수 있게 돼 있지만 연임한 이사장은 드물었다. 역대 이사장들 중 관료 출신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군(軍)·정치인·금융권 출신이 각각 2명으로 뒤를 이었다.

재임기간은 3년이라는 임기와는 상관없이 가장 짧게는 3개월에서 가장 길게는 41개월까지 다양했다. 수장 공백기간은 문형표 전 이사장의 구속 이후인 9개월이 가장 길었다.

국민연금 이사장은 700조원이 넘는 적립금을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고, 연금체계를 잘 아는 전문가이어야 하면서도 제도를 국민들에게 잘 알리고 내부 경영도 해야 하는 소통 능력도 중요시되는 자리다. 업계는 물론 내부에서도 전문성 확보는 물론 대내외적 소통 능력이 탁월한 인물이 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17대 이사장은 숙제가 또 있다. 연금개혁이다. 20대 국회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결국 다음 국회로 과제가 넘어가게 됐다. 이미 2018년도 개편안이 나왔다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복수 개편안 제시로 현재까지 왔다. 연금개혁 논의가 늦어질 수록 기금운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게 내부 의견이다. 국민연금의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17대 이사장이 떠안게 될 숙제인 셈이다.

23일 국민연금공단과 업계에 따르면 역대 국민연금 이사장 중 임기를 채운 이사장은 조기욱 전 이사장, 인경석 전 이사장, 전광우 전 이사장 등 총 3명이다. 조 전 이사장과 인 전 이사장은 관료 출신이고 전 전 이사장은 금융권 출신이다.

출신별로 보면 보건복지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검사 등을 거친 관료 출신들이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이사장의 선임 절차와 관행상 이뤄진 인사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대통령이 최종 선임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정치 성향이나 전관 출신으로 보은인사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연금의 독립성 문제가 줄곧 제기돼 온 것도 이 때문이다.

먼저 이사장 선임 절차는 먼저 이사회에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공모를 진행한 후 심사를 통해 후보자를 선정한다. 이후 후보자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추천하면 복지부 장관이 이중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해 대통령이 최종 선임한다.

노태우 정부(1988~1993년) 시절에는 군 사단장 출신의 이사장이 선임되기도 했다. 김영삼 정부(1993~1998년)가 들어서면서 처음으로 복지부 출신의 관료인 조 전 이사장이 선임됐고, 처음으로 임기를 넘긴 이사장이 됐다. 5대 수장인 김태환 전 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의 총무비서관 출신으로 비전문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선임된 최선정 전 이사장은 복지부 관료 출신으로 취임 3개월만에 복지부 차관에 임명됐으며 이후 노동부와 복지부 장관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역대 이사장들 중 복지부 출신은 8명이다. 관료 출신 10명 중 대부분이 복지부 출신이었다는 얘기다. 전계휴 전 이사장과 차흥봉 전 이사장, 인 전 이사장, 장석준 전 이사장, 최광 전 이사장, 문형표 전 이사장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임기가 가장 짧은 이사장은 최선정 전 이사장과 차흥봉 전 이사장으로 이들 모두 취임 3개월만에 각각 복지부 차관과 장관으로 임명됐다.

임기가 가장 긴 이사장은 조 전 이사장과 전광우 전 이사장으로, 특히 전 전 이사장의 경우 금융위원장을 지내며 연금과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국민연금공단을 이끌면서 기금운용 수익 성과와 함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등급을 상승시키며 1년 연임에 성공했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사의를 표했다.

거대 기금을 이끄는 수장 자리인 만큼 논란에 섰던 인물들도 많았다. 10개월 임기를 끝으로 떠난 전계휴 전 이사장의 경우 10인 이상 사업장과 농어촌에서만 시행되던 국민연금제도를 전국민으로 확대 시행했는데, 당시 여론의 반발을 못이겨 사의를 표명했다.

12대 박해춘 전 이사장의 경우 우리은행장 재임 당시 투자손실 논란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은 후 자진 사퇴했다. 박 전 이사장은 첫 민간 전문가로 이명박 정부와 인연이 깊다. 그는 이사장을 지낸후 2010년 당시 한나라당 충남지사 후보로 내정되기도 했다.

14대 최광 전 이사장의 경우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연임 불가를 통보하며 과도한 개입이라는 논란으로 내부 갈등을 빚으면서 사임했다.

문 전 이사장의 경우 복지부 장관 시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산하기관인 국민연금에 찬성하라는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바 있다. 그는 구속된지 52일만에 ‘사퇴의변’을 직원들에 보내면서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이사장 사임 이후 정치권으로 나간 인물은 있다. 16대인 김성주 전 이사장도 21대 총선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명했으며 현재 이사장 자리는 공석으로 박정배 이사장 직무대행이 국민연금을 이끌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국민연금 이사장 자리는 국민연금 업무의 전반과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도 있지만, 현재 가장 큰 현안인 ‘연금개혁’을 추진하고 지원하는 역할도 있다”며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임추위 구성을 통해 정식적인 절차로 선임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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