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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감시는 종교 탄압”… 정부 방역 점검에 발끈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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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 합동 교단, “공무원들에 출입 확인서 받아라” 지침

사랑제일교회는 경찰ㆍ서울시에 “고소하고 책임 묻겠다”
한국일보

교회 신도들이 22일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장위동 사랑제일교회로 이동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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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를 지도ㆍ감독하기 위해 공무원이 예배당에 들어오는 건 신성 모독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예배당이 정부의 방역 점검 대상이 되자 개신교가 발끈하고 나섰다. 세속 권력이 성역(聖域)을 침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23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개신교 양대 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가 주일 하루 전인 21일 ‘전국교회 예배당 출입 확인서 시행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소속 교회에 보냈다. 지난해 1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18년 한국의 종교 현황’에 따르면 예장 합동 소속 교회는 국내 교단 중 가장 많은 1만1,937곳이다.

이 공문에서 총회는 “이번 주일 예배에 대한 지도, 감독 차원에서 일부 공무원들이 강제적으로 예배당을 진입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건 종교 탄압이요, 신성 모독”이라며 “공무원들이 예배당에 들어올 때는 예배를 지도ㆍ감독ㆍ단속하는 사람이 아니라 예배자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회의 지침은 공무원들에게 △조용한 예배 참여 △예배 중 사진 촬영, 녹음ㆍ녹화 포기 △신분 확인 위한 주민등록증, 공무원 신분증, 얼굴 촬영 허용 등 5개 조항에 대한 동의 및 서명을 공문에 첨부한 ‘예배당 출입 확인서’에 받으라는 것이다.

확인서에는 예배 간섭 시도에 대한 불만도 담겼다. 총회는 “범죄인 수색, 집회 감시, 종교 탄압 등을 목적으로 예배당을 출입하는 것은 신성모독”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내는가 하면, “영리 추구보다 종교적 가치가 우위에 있는 만큼 국가는 공연장과 영화관 등 다중시설에 명령한 뒤에야 교회에 (감염병 예방) 준칙을 제시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날 주일 예배를 강행하며 방역 수칙을 위반해 이날 서울시로부터 집회 금지 명령을 받은 서울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의 반응은 더 노골적이었다. 사랑제일교회는 최근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 전광훈 목사가 담임인 곳이다. 지난해 예장 백석대신 교단에서 제명됐다.

이날 유튜브 계정인 ‘너만몰라TV’에 올라온 전날 이 교회 예배 영상을 보면 연단에 오른 한 목사는 “어찌하여 주일 예배에 경찰, 공무원이 동원돼 예배를 체크하고 있느냐”며 “주의 이름으로 물러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예배 사회를 본 목사도 “오늘도 경찰이 동원돼 예배 오는 길목을 막고 서울시에서 나와 전수조사한다고 해 한바탕 난리를 쳤다”며 “(서울) 종암경찰서장을 고소ㆍ고발하고 서울시에도 예배 방해와 종교 탄압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및 산하 자치구 직원들과 경찰관 등 공무원 5,200명은 22일 서울 시내 교회들에 예배 중지를 요청하고, 예배를 강행하는 교회의 경우 현장에서 방역 수칙의 준수 여부를 점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사랑제일교회는 2,000명 넘는 참석자가 밀집 집회를 계속했다”며 “시정 요구를 교회가 묵살했고 현장 점검 나온 공무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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