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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사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경제적 지원’에 성패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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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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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부터 보름 동안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됐다. 정부는 다음달 5일까지 종교시설,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의 운영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상황에 따라 학원, 피시방, 노래방 등도 대상에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생필품 구매, 의료기관 방문, 출퇴근 등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출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세균 총리는 지난 21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위한 담화문’에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고 우리의 일상을 되찾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을 양해해달라”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는 코로나19 방역은 물론 코로나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지금 경제 충격의 가장 큰 원인은 국민들이 코로나19 감염이 두려워 외부 활동을 기피하면서 소비가 급속히 가라앉고 있는 데 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확실히 잡지 못하면 정부가 재정·통화정책을 총동원해도 소비가 살아나기 힘들다. 백약이 무효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지키지 않을 경우 시설 폐쇄와 구상권 청구 등 강력한 법적 조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강제 조처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는 동안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소상공인이나 일을 쉬어야 하는 임시·일용직 노동자 등 취약계층이 받게 될 경제적 충격은 배가될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에 비례해 이들이 입게 될 손실도 커진다. 지난 두달 동안보다 훨씬 혹독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이들이 코로나에 걸려 죽으나 굶어서 죽으나 똑같다는 절박한 심정을 갖게 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는 성공하기 어렵다.

정부가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 동안 이들이 입게 될 손실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는데, 정세균 총리의 담화문에는 이 대목이 빠졌다. 당장 구체적 지원 방식과 규모를 확정하기 어렵다면 일단 ‘최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세부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추가경정예산 등 기존 대책으로는 부족하다. 희망이 있어야 고통의 시간을 버텨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24일 열리는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뒷받침하는 강도 높은 경제적 지원이 병행된다면, 코로나19도 잡고 경제위기 극복의 돌파구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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