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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한국인 냉대받는데···정부, 격리 외국인에 생활비 45만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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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격리 외국인에 한달 45만원 가량 지원

“진단·치료비 지원 공익 목적, 세금 낭비 아냐”

외국인 입국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비·생활비 지원을 둘러싼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코로나19 진단 검사 비용과 치료비 무료 지원에 이어 생활비 지원에 나선 데 따른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중앙일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 설치된 출국 검역 조사실에서 미국행 탑승객이 검역확인증을 발급받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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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14일 이상 격리되는 장기체류 외국인에 한 달 45만원가량의 생활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20일부터 유럽발 입국자 대상 검역을 강화한 데 따른 것이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과장은 20일 브리핑에서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격리하게 되면 내·외국인에 관계없이 일단 (지원)하도록 돼 있다”며 “다만 외국인의 경우 생활지원비를 가구 수가 아닌 1인에 한정해 적용하고 유급 휴가비도 1인 13만원의 상한에서 지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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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행 출국 승객을 대상으로 출국 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역이 강화된 1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행 승객 데이비드 김(David kim)씨가 검역확인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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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는 “세금 낸 사람 따로 있고 쓰는 사람 따로 있다” “(한국인은) 외국에 나가서 보균자 취급받는데 우리나라는 친절하다. 빗장 연 것도 모자라 치료에 생활비까지 지원하냐” 등의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해외 유입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외국인에 대한 이런 방식의 지원이 재정 부담을 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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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3층 출국장 검역조사실에서 한 검역관이 건강상태 질문서와 검역확인증을 정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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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본인들이 출장 등 필요에 따라 들어오는 것인데 소속 회사에서 당연히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며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돼 가는 상황에 외국인 생활비 지원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취약계층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23일 브리핑에서 “외국인의 생활비 지원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지침이나 방침이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결정되면 별도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의 진단·치료비를 국고로 지원하는 건 공익 목적으로 세금 낭비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 확진 외국인이 1명이라도 입국했을 때 이로 인한 국민의 2차, 3차 감염 피해가 우려된다”며 “전파를 차단하는 목적으로 강제 격리하고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고나 건강보험을 통한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보건규칙(IHR)에선 외국인 방문자에게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목적의 진료·격리 등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을 청구해선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중국 대다수 지역과 미국 하와이, 필리핀 세부 등 방역 조치의 목적으로 격리 비용을 개인에게 부담시키는 나라가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중국에서도 자부담 사례가 늘고 있고 이외 국가들도 그런 움직임을 보인다”며 “추세를 지켜보면서 우리 입장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 판단해 보겠다”고 말했다.

황수연·정종훈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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