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업체들 생산 차질 소재 부품으로 이어져
소재 재고소진 빨라…"삼성·SK하이닉스 감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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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황의중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도전에 직면했다. 산업계에 불어닥친 코로나19 여파가 핵심 제품인 반도체의 수요를 줄이는 차원을 넘어 공급망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램리서치·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네덜란드 ASML 등 세계 3대 업체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일부 사업장을 폐쇄하거나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램리서치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프리몬트와 리버모어 소재 공장, 말레이시아 공장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또한 일부 직원들은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가 있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도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방침에 따라 본사 인원에 한해 공장 출근 대신 재택근무를 명했다.
극자외선(EUV) 미세공정에 쓰이는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ASML의 경우 본거지인 네덜란드 노르트브라반트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임직원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순환 재택근무 조치를 취했다.
지난 1~2월간 국내 수입된 반도체 장비 절반가량(금액 기준)을 공급한 이들이 이처럼 생산에 차질을 빚자 시장의 불안감은 커졌다. 그동안 반도체 산업은 전 과정이 달러 거래로 이뤄져 환차손 위험이 덜하고, 아마존·넷플릭스 등 온라인 서비스업체의 서버 수요 증가로 코로나19 위협에서 다른 업종보다 안전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와 공급망 차질이 이어지면 반도체 시장 규모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부분의 소재 부품을 의존하는 일본이 코로나19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은 우려를 키운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는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일부 지역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2주 만에 15배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일본 후생노동성 내부 자료를 공개했다. 아베 신조 총리가 23일 일본 국회에서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공개 언급한 것도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도 한국이나 미국처럼 확진자가 늘면서 일부 공장의 가동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수출 규제 사건으로 일부 소재 품목은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EUV 포토레지스트·불산액·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핵심 소재는 여전히 일본 수입에 의존한다”며 “장비와 달리 소재는 재고 소진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만일 코로나19가 일본에서 확산되면 공장이 전면 중단되진 않겠지만 다른 나라처럼 일시적인 가동 중단 또는 재택근무가 이뤄질 것”이라며 “공급망에 차질을 생길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재고관리 차원에서 반도체 감산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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