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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심상정 4선 도전…진보 표 분산땐 통합당 이경환 반사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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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5총선 여기가 승부처 / ③ 경기 고양갑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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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갑은 이 지역구 터줏대감인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4선 고지'를 노리는 진보 진영의 성역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친문 인사'인 문명순 후보를 공천하면서 치열한 3파전 구도로 선거 초반 판세가 구축됐다. 민주당이 공천한 문 후보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 경력을 앞세워 최근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 진영에 속한 민주당과 정의당의 표가 분산되면 보수 진영 대표로 출전한 이경환 미래통합당 후보가 반사이득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고양갑 선거구의 핵심 변수는 지역경제 활성화, 정권 견제론 그리고 진보·민주 후보 단일화 여부로 압축된다. 도농 복합지역인 고양갑은 고양시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이 많다. 원도심인 주교동, 성사동 등은 도시개발 혜택에서 소외된 채 정체돼 왔고 벽제 지역에는 서울시립승화원(화장장)이 자리 잡고 있다. 삼송신도시에 포함된 흥도동 일부 지역에서는 교통시설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말이 나온다.

이 같은 지역정서를 반영해 여야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지역경제 발전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 8년간 이 지역을 대표한 심 후보는 원당혁신지구 사업 유치, 고양동 군부대 이전 확정, 내유동 복합문화센터 개설, 신원고등학교 개교 확정, 39번 우회도로·교외선 운행 재개, GTX 착공, 고양선 확정, 통일로 지하철 공론화 등을 그간의 성과로 들었다. 또 고양시 8자형 순환 트램 구축, 대곡역 고양국제철도터미널 유치,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개발 규제 개정 등을 공약으로 정했다. 심 후보는 "고양갑은 지역주민이 뭘 원하는지 잘 모르는 초선 의원이 감당할 지역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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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는 '오리지널 친문'임을 내세우며 강력한 집권 여당 후보임을 부각하고 있다.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금융경제특위 위원장 등으로 활동한 그는 자신을 "힘 있는 집권 여당에서 1차로 공천받은 강한 후보"라면서 "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준 고양시장 등을 활용해야 한다. 우리 지역경제 발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금융공기업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고양시는 인구수에 비해 재정 규모가 너무 작다"면서 특례시 지정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지난 8년간 정의 없는 정치인의 무관심과 무능함으로 수도권 중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했다"면서 "소득수준을 높이고 자족 기능을 강화하는 등 지역발전에 올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정비계획법,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등 규제의 중첩과 접경지라는 특수성을 반영한 효율적인 광역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경기 북부를 별도의 광역자치단체로 분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덕양구에서 서울 도심 광화문이나 서대문까지 왕복 6차로 지하 고속도로 건설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고양갑은 역대 선거에서 진보 색채가 강한 지역으로 유명했다. 진보 정치의 간판스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심 후보가 정치적 기반을 다졌고, 현재 정의당 소속 고양시의원 3명 모두 고양갑 지역구에서 당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릉신도시 개발계획 이후 고양시 4개 선거구에서 표심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경제 문제 등의 영향을 받는 '정권 견제론'도 통합당 후보 지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일 화정역에서 만난 50대 중반 남성은 "무조건 제1당을 바꿔야 한다"면서 "문재인정부에 실망했고, 자기들이 야당 했을 때 비판했던 행동을 똑같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근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취업준비생 조 모씨(25·여)는 "정치에 관심이 없고 정치인은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면서도 "지금 경제가 안 좋은 것은 정부 때문 아니냐"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 또는 주민들의 전략적 투표는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다. 18대 총선에서는 심 후보(37.67%)와 한평석 통합민주당 후보(11.54%)로 표가 갈리면서 손범규 한나라당 후보가 43.50%로 당선됐다. 중부일보가 아이소프트뱅크에 의뢰해 8일 고양갑 주민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이 후보가 33.5%, 문 후보가 26.5%, 심 후보가 26.3%를 기록했다. 두 후보는 현재까지는 모두 완주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앞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무선 ARS 72%, 유선 ARS 28% 비율로 진행됐고,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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