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조선·철강·기계 등 이른바 '중후장대' 산업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얼어붙은 자금조달 환경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미 '임시 휴업'이 알려진 두산중공업을 제외하면, 당장 유동성 경색의 급한 불을 꺼야 할 기업은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현금을 벌어야 살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 위기상황이 장기화 되면 하나 둘씩 위기가 밖으로까지 드러나는 기업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비율은 19.25%인 것으로 확인됐다.
순차입금비율은 이자가 있는 부채에서 현금과 단기예금을 뺀 나머지가 자본총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통상 50% 이하면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고 본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순차입금비율도 13%로 나쁘지 않다. 삼성중공업도 이 수치가 56%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를 종합하면 조선 '빅3' 유동성 상황은 당장 급한 불을 꺼야 할 만큼 위기는 아니라는 중론이다. 2016년을 전후해 이미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 재무안전성을 끌어올렸고, 2017년 이후로는 시황도 회복되고 있는 결과다.
다만 코로나19로 사업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불안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수주를 통해 선수금을 받아 운영자금을 융통해야 하는데, 수주가 무너지면 결국 유동성 부담이 올라가게 된다"고 밝혔다. 수주 부진과 회사채 등 자금조달 시장 경색이 장기화 되는 게 가장 걱정스러운 시나리오다.
철강업 유동성 상황도 조선과 큰 틀에서 비슷하다. 포스코의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 비율은 35.4%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3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35% 늘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포스코와 비교하면 상황이 녹록지 못하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순차입금은 9조71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전년보다 6%가량 늘었다. 동국제강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2016년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졸업했지만 이후 순차입금의존도를 40% 밑으로 끌어내리지는 못했다.
자금조달 환경 악화가 당장 위기로 옮아붙을 수준은 아니지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대응에 나선 상태다. 현대제철의 경우 우선 지난 1월 5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금융시장 변동성 심화에 따른 모니터링을 강화했다"며 "상황별 유동성 확보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기계업종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자금조달 전망이 밝지 않다. 당장 다음 달 6006억원 규모의 공모 외화채권 만기가 돌아온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5조1120억원이다.
이를 막으려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신용등급이 'BBB'여서 지켜봐야 한다.
두산중공업은 만기도래 외화채권을 대출로 전환하는 방안을 수출입은행과 협의하고 있고,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으로 기존 4억주였던 발행주식 총 수를 20억주로 늘리는 안건을 다를 예정이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에 미리 대비하는 포석이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