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데이터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SAS의 짐 굿나이트 회장(77)은 대표적인 현역 욜드 CEO다. 그는 개발자 출신으로 1976년 SAS를 창업한 이후 지금도 개발진과 협업해 코딩 전략을 짜기도 한다. SAS에서는 능력만 있으면 나이와 무관하게 코딩을 하며 현역으로 남는다. 이 회사 베이비붐 세대(56~74세) 재직 비율은 28%에 달한다. 업종 평균 9.6% 대비 2배 수준을 넘는다. 혁신의 상징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젊어진 노인인 욜드세대(65~79세)가 재능을 뽐내는 일이 흔하다. 반면 한국에서는 유능한 개발자라고 할지라도 직급이 올라가며 관리자 역할을 부여받고, 나이가 차면 정년을 이유로 회사를 나가야 하는 구조다. 그만큼 경륜을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매일경제 국민보고대회팀은 23일 욜드세대가 주도하는 이상적 경제 상태인 욜디락스(YOLDILOCKS) 시대를 열기 위한 선결 과제로 정년을 폐지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개최한 매일경제 창간 54주년 기념 제29차 국민보고대회 디지털언팩을 통해서다.
보고대회팀은 정년 폐지를 위해서는 기업 업무를 정밀 분석해 맡은 일에 따라 그에 합당한 임금을 주는 직무급제의 정착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오래 다녔다는 이유로 임금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연공서열형 임금제도로는 정년 폐지 도입이 정착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한국의 경우 입사 1년 차와 30년 차 근로자 간 임금 격차는 4배가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오래 다니면 임금을 많이 받는다는 통계다.
미국이 1986년 정년을 폐지한 것은 물론 영국도 2011년 이미 국가 차원에서 정년을 폐지했다. 이는 국민보고대회팀이 욜디락스 구현을 위해 제안하는 'AI2(제곱)'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AI2은 경륜지능(Ageing Intelligence)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한꺼번에 높여 배속 성장을 도모하자는 전략이다. 사장되는 욜드의 노하우를 십분 살려 경륜지능을 보강하고, 여기에 인공지능 같은 기술을 결합시켜 시너지를 낸다면 노동력 공급을 늘릴 수 있고 인공지능으로 생산성을 한 번 더 끌어올리는 '쌍끌이 전략'이 가능하다.
함유근 건국대 경영대학 교수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직원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를 보고 채용과 재계약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60대 개발자가 30대 관리자와 협업하며 일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 24일 국민보고대회 방송 = MBN (오전 10:30)·매일경제TV(오전 11:20)
[특별취재팀 = 한예경 팀장 / 홍장원 기자 / 박대의 기자(일본) / 유준호 기자(프랑스·네덜란드·덴마크·핀란드) / 김문영 MB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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