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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푼돈으로 생색”…브라질 근로자들, 대통령 퇴진 요구 ‘냄비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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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3개월 간 매달 200헤알(약 5만 원)에 해당하는 쿠폰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던 브라질 정부가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당사자들이 “그 돈으론 공과금도 못 낸다”며 푼돈으로 생색을 낸다고 반발하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행정부는 18일 코로나19 사태를 타개하기 위한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저소득층에 3개월 간 200헤알에 해당하는 쿠폰을 지급하고 실업 방지를 위해 각 기업이 노동자의 근로 시간 및 월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기업과 근로자 모두 어려운 시기를 넘기려면 현 고용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동자들은 대규모 해고를 막지 못할 뿐더러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기업이 아닌 노동자에게만 부담시킨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200헤알’이란 작은 돈에 분노한 국민들은 집 발코니에서 냄비나 팬을 두드리며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냄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지하철요금 50원 인상이 촉발한 칠레 반정부 시위 등 중남미 각국에서는 냄비, 프라이팬, 양철통 등을 두드리며 권력자를 규탄하는 문화가 흔하다. 빈곤과 양극화가 만연한 중남미에서 텅 빈 냄비처럼 시위대의 배도 텅 비었다는 의미를 뜻한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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