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대로 실시' 말할 정도로 미련하지 않다"
"결정된 것 아니다"했지만 '연기론'은 확산
'2년 연기때도 회장 맡을 것이냐'질문에
83세 모리 "내 목숨 있을지 없을지 몰라"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경기조직위 회장이 23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날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리 회장은 "현재 상황은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산으로) 국제 정세가 변했고, 특히 미국과 유럽이 비상사태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NHK는 “예정대로의 개최를 고집하지 않고 연기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처럼 모리 회장의 발언을 일본 내에선 ‘올림픽 연기를 기정사실로 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2일(스위스 제네바 현지시간) "연기를 포함한 올림픽 일정 검토를 시작하겠다. 4주 내에 결론을 내겠다. 취소는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IOC에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완전한 형태의 개최가 곤란한 경우엔 선수들을 제일로 생각해, '연기'라는 판단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취소라는 선택은 없다"고 말했다.
23일 일본 참의원에 출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그는 이날 '올림픽 연기' 검토를 용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PA=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날 IOC의 토마스 바흐 회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는 모리 회장은 회견에서 "올림픽 취소에 대해선 전혀 논의하지 않았고, 취소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며 "IOC와 일본측의 대표들이 ‘향후에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에 대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모리 회장은 “연기가 당장 결정된 것은 아니고, '연기'에 대한 논의도 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연장도 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라고 했지만, 일본사회는 이미 연기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경기조직위 회장이 23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일본 언론들도 ‘올림픽 연기 검토’라는 제목의 기사를 일제히 석간지면 1면 톱으로 실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아베 총리가 겉으로는 ‘예정대로의 개최’를 표방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논의를 통한 1년 연기’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무관객보다는 1년 연기가 낫다”고 바람을 잡았고, IOC와 아베 총리가 ‘연기 검토’ 입장을 밝히면서 올림픽 연기 논의가 급진전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26일 시작되는 성화 봉송 릴레이는 일단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올림픽의 1년 또는 2년 연기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만약 1년 연기돼 2021년 여름에 개최될 경우 ^경기장과 프레스센터 등 올림픽 관련 시설 임대 일정 재조정 ^같은 해 여름으로 예정된 육상과 수영 세계선수권대회와의 일정 조정 문제 등이 과제로 거론된다.
83세인 모리 회장은 '1년이나 2년 연기되더라도 계속 회장을 맡게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질문 자체가 실례라고 생각한다. 내 목숨이 있을지(살아있을지 어떨지)모르기 때문에 답변 드릴 수 없다"고 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