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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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4일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27조원 이상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내놓는다. 이중 증권시장안정펀드(이하 증안펀드)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는 각각 10조원씩 총 20조원 규모 이상으로 설정될 예정이다. 현재 자본시장 규모가 커진 것을 고려해 규모를 키운 만큼 금융시장 소방수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23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대통령 주재 2차 비상경제회의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증권시장·채권시장 안정, 단기자금시장 대책 등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이 논의된다. 금융위원회는 비상경제회의가 끝난 직후 신속한 증안펀드 조성을 위해 출자기관과 함께 1차 관계자 회의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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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안펀드와 증안펀드 규모는 각각 1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안펀드는 현재 조성된 10조원을 우선 가동한 후, 시장 상황에 따라 증액할 가능성이 높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채권시장안정펀드 규모와 관련해 "2008년 10조원 했는데 지금은 규모가 커졌다"며 "상식적으로 더 커져야 한다"고 발언했다.
채안펀드는 2008년에는 은행과 보험을 비롯한 91개 금융기관이 출자해 5조원 규모로 가동됐다. 한국은행이 각 금융기관 출자금액의 50%까지 환매조건부채권(RP)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유동성도 지원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91.70 포인트(5.86%) 내린 1474.45로 출발, 코스닥이 24.24포인트(5.18%) 내린 443.51에 하락 출발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다중노출 촬영)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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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안펀드도 최소 10조원 규모일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2008년에는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 유관 기관이 5150억원의 증안기금을 조성했다.
이번에는 증권업계 유관기관 뿐만 아니라 증권사까지 참여한다. 5대 금융지주가 계열 증권사 등을 통해 각 1조원씩 자금을 출자하고, 전업 증권사들도 금융투자협회를 주축으로 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 경우 조성 가능한 펀드 자금이 10조원을 넘어선다. (☞본지 기사 참조 [단독]5대 금융지주, 증시·채권안정 펀드에 2조씩 출자키로)
증안펀드가 조성되면 펀드 편입비율은 2008년과 마찬가지로 국공채 등 채권 20%와 주식 80%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특정 기업에 자금이 편중되지 않도록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형식으로 구성되고, 증시 안정과 운용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 만기의 폐쇄형 펀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1990년대 증안기금은 특정 주식을 매입했다는 점에서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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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증권업계가 업황 악화로 힘든 시기, 증안펀드 자금까지 출자해야 해 부담을 느낀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대형사들은 최근 마진콜 이슈로 증거금을 대느라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고, 중소형사들은 IB 강화를 위해 자본금 확충을 해놓은 상태다.
증안펀드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도 증권사 참여를 주저케 한다. 증안펀드는 낙폭이 과대한 영역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고 중간에 회수도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는데, 자칫 기업 부실화로 투자금 회수가 요원해질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진콜 난 대형사도 그렇고 왠만한 증권사들도 작년 말에 증자하느라 자본 꽉꽉 채워서 투자해 여윳돈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1차 회의와 달리 단기자금시장 안정화 방안도 추가됐다. 최근 ELS·DLS(파생결합증권) 마진콜에 따른 증거금을 내느라 증권사들이 CP(기업어음) 등 단기채권을 급히 던지면서 시장이 왜곡되자 대책마련에 나선 것이다. △증권사 콜거래 규제 완화 △한국증권금융을 통한 대출 △채권펀드 인센티브 등의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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